▲ 박금남 발행인
절대적 진실은 없다. 영원한 진리도 없다. 진실과 진리는 각자의 생각에 따라 그리고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요즘 정부나 정치인들이 하는 권모술수를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원귀가 된 원혼을 풀어주기 위해 추진 중인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수사권을 두고 ‘네탓’만 하는 여야의 말장난도 그렇고, 유병언의 백골 발견 40여일이 지나 지난 24일 검찰과 경찰이 ‘유씨가 맞다’고 하는 데도 국민 상당수는 도통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잦은 말 바꾸기가 불신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 같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이 부메랑이 돼 낙마하거나 정치적 타격을 입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이 불신 사회를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

몇 년전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을 위시해 최근에 발생된 임 병장의 총기난사, ‘세월호’ 참사, 그리고 유병언 유골, 내년부터 쌀 개방 등등 각종 사고 사건들에 대해 정부는 사실이라는 데도 국민들이 믿지 않는 것은 믿음이 깨지고 신뢰성이 무너지는 사회성을 방증하고 있다.

언제부터서인가 우리사회는 믿음이 깨진 사회, 신뢰성이 무너진 사회로 변모되고 말았다. 그래서 일까? 신문도 방송도 믿지 않는다. 진정성이 결여된 소식을 접할수록 화가 치밀고 울화통이 솟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정치도 언론도 종교도 교육도 아니 총체적으로 썩어 문드러진 사회에서 무엇을 추구해야할지 답이 없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정부와 위정자들의 언행과 행보는 더더욱 믿음이 가지 않는다. 자신의 영달과 당쟁을 일삼으며 편 가르기와 줄서기가 지나치다. 게다가 갖가지의 동원 수단과 방법들은 날로 지능화 돼 국민을 위한 척 하면서 이면에는 자신의 영달을 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건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정부와 위정자들의 올바른 언행일치가 필요하다.

상식이 통하지 않으면 진실에서 멀어지게 되어 있다. 세월호 참사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나 일어날 사고였다.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면 유언비어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급변하고 있는 현 사회의 흐름 속에서 불신이라는 단어처럼 불쾌하기 짝이 없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차갑게 변해버린 서민생활의 사회구조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사회성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 후 유병언을 잡기 위해 역대 최고 5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검찰은 합동수사본부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도 도로 검문검색 강화 등 군인까지 나서 수색작업에 동원될 만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부산을 떨었지만 결국 그림자만 쫓다가 백골이 된 유병언으로 돌아 온 예상치 못한 변수에 고개 숙이는 꼴이 됐다.

지난 6월 12일 순천시 한 매실밭에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부패한 변사체를 경찰은 40여일이 지나서야 변사체 신원 확인 결과 유병언이라고 했다.

변사자의 오른쪽 집게손가락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씨의 형과 염색체가 동일했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 유씨 일가 계열사인 한국제약 생산 ‘ASA 스쿠알렌’ 빈병이 있었으며, 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는 유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하다는 점 등을 증거물로 들었다.

유전자 확인은 과학에 의해 입증한 것이고, 국과수가 두 번의 부검을 통했다고 하니 사실일 게 틀림없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물 제시에도 불구하고 꼬리문 의혹들이 쉽게 가라 않지를 않는다.

변사체는 발견 당시 부패가 심해 신체형태로는 신원을 분간할 수 없었다.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도 유씨가 최종 확인되고 사망까지 18일만에 반백골화가 진행된 점도 이해가 안된다. 여기에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유씨의 가방에 소주와 막걸리 등을 넣고 다닌 점과 평소 구원파 신도 등의 보호를 받으며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홀로 노숙자 차림으로 아무도 없는 밭에서 죽었느냐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은 “모든 것이 의혹 투성이로 진실이 감춰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때 최근,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위원회 위원장인 심모 의원이 특별법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새누리당 김모 최고위원은 광주에서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장례식장에 들러 기념사진을 촬영해 자질이 운운되기도 했다. 여기에 보수성향 단체가 광화문 유가족 농성장에서 “세월호 참사자 특별법을 반대한다”고 했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불신풍조가 극에 달하고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사회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정치인들의 올바른 언행과 올바른 판단이 앞서고, 소통문화와 함께 진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모든 사회구성의 시발점이 정부와 정치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실행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의 언행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사회는 불신과 반목 그리고 패거리문화가 판을 치는 사회로 변할 수밖에 없다.

소통의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지만 ‘말하기’가 소통의 기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현재 말속에 진정성이 없다. 정직과 진실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진정성이 없는 이 사회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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