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리즈 2

▲ 강기삼 무안신문 자문위원장
앞전 원고에서는 인구변동 추이를 통해 우리의 경제현실을 짚어봤다. 수도권과 영남권에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70%가 몰려있는 심각한 인구편중현상을 실감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정도가 수도권에, 그리고 영남권에 20% 정도가 몰려 있다는 얘기이고, 나머지 노령화율이 높은 30%만이 여타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기형적인 인구분포를 확인했다.

지난 40년 동안에 호남권 인구 중 170만명이 감소된 반면에, 영남권 인구는 290만명이 증가되었다. 호남권과 영남권의 인구격차는 40년 전 320만명이었던 것이 780만명으로 벌어졌다. 산업배치정책과 기업투자가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호남권은 산업구조의 후진성,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심화되어 낙후가 낙후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전진의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투자」를 통한 산업구조와 인구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고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주에 인구변동추이에서 내린 결론이다.

세계적으로 문명의 조류는 대서양 중심에서 태평양쪽으로 그 물결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미국을 정점으로 유럽선진제국들이 주도하던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태평양연안의 한ㆍ중ㆍ일을 주축으로 하는 「동북아시아」권으로 이동되고 있다. 동북아는 미주ㆍ유럽(EU)과 함께 세계경제의 3대 블록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국토개발의 중심축이 「경부축」에서 「서남해안벨트축」으로 이동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경제와 우리 국내경제의 중심축이 이렇듯 지각변동을 일으킨 데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30배에 달하는 15억 인구의 중국이 공룡처럼 거대한 모습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할수록 거대해지는 그 소비시장이야 말로 상상을 뛰어 넘고도 남을 정도이다. 중국은 수년전에 이미 외환보유고 세계 1위의 국가로 자리잡았고, 드디어 경제력 면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서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중국내에서도 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동부지역을 화동경제권(華東經濟圈)으로 분리해서 말한다. 그 화동경제권의 핵이 상해(上海)이며, 그 상해와 가장 근거리에 위치한 한반도의 거점이 무안국제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국토의 서남권, 바로 우리지역이다. 그리고 상해를 중심으로 심천ㆍ청도ㆍ위해ㆍ연태ㆍ천진ㆍ대련 등 화동경제권의 신흥경제도시들이 우리 한반도의 서남해안벨트지역과 황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개발의 새로운 중심축이 서남해안벨트권으로 이동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분명 세계문명의 조류와 국내외 경제환경의 변동추이는 우리지역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기업투자의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접근성과 교통ㆍ물류 인프라도 이제 어디에 견주어봐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상궤도에 올랐다. 무안국제공항이 개항되어 수도권의 인천국제 허브공항, 동남권의 김해국제공항과 함께 한반도 3대 국제교류의 관문이 될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는 개항초기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운영난에 봉착해 있다해도, 기업투자 유치에 있어서 필수적 요건 중에 하나가 국제공항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밖에도 KTX 고속철도망, 3개 고속도로망, 목포항과 대불항을 통하여 전국이 1~2시간권으로 좁혀지는 접근성을 확보했고, 중국ㆍ일본ㆍ동남아시아로 연결하는 바닷길이 열려있는 상태이다.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축으로 반경 1000㎞(1시간내외 운항권) 이내에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국제도시 5개가 입지하여 있고, 인구 500만명 이상의 대도시 18개, 인구 100만명 이상의 중도시 43개가 분포되어 있다. 이제 국가차원에서도 시대적 조류와 대세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수도권과 영남권에 밀집되어 있는 기형적인 산업구조와 인구편중 구조를 개편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대 전환이 불가피해 졌다는 얘기이다.

수도권은 과밀로 인하여 교통난ㆍ주택난과 부동산거품ㆍ환경공해문제ㆍ청소년문제ㆍ교육문제ㆍ빈부격차와 슬럼가문제 등으로 사회경제적 부담과 비효율, 갖가지 사회병리적 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권 이래 보수정권들은 수도권의 규제를 풀고 그린벨트까지 해제해 주면서까지 대기업들에게 수도권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비만과 중증 고혈압 환자에게 기름진 고기덩어리를 먹이고, 몰핀주사를 놓아주는 꼴이 되어 병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허나 그런 식의 임시방편적 처방으로 근본적 치유가 가능할 리 없다. 결국은 군살을 빼고, 곪는 환부를 도려내는 근본적 치유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그 처방의 핵심은 수도권 분산과 국가 균형발전, 지방분권정책으로 집약된다. 국가의 주요기능과 중추 교육기관을 대폭적으로 지방에 이전시키고, 산업재배치와 인구분산을 촉진하는 일대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국가의 개혁드라이브 정책은 기득권층과 보수언론의 비판적 여론몰이와 거센 저항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그로인하여 한때 나라가 시끄럽고, 정권의 인기가 추락할 수도 있다. 과거에 의약분업이 그러했고,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할 때도 그랬다. 대기업과 금융 구조조정 때는 나라가 망할 것 같은 혼란스러움을 겪기도 했다. 해서 개혁정책은 인기에 연연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직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확고한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기득권을 등에 업고 탄생한 보수정권, 여론의 숫자놀음에 목 매달고 있는 정부,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일방통행식 권위주의 통치방식을 고수하는 정권하에서는 진정한 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식의 통치방식과 수구 보수정책은 머지않아 힘을 잃게 되어 있다. 그때에 대안으로 부각될 정책의 기조가 탈권위주의와 지방분권, 수도권 분산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개혁정책의 상징성이 가장 함축된 곳이 호남권이다. 그중에서도 국토서남권에 속하는 우리지역이 전략적 핵심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런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우리 것으로 만들 준비를 미리부터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무안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투자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과 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하여 전력투구를 해 나가야 한다. 현시점에서 기업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해 버려서는 안된다. 기업투자유치는 끈질긴 인내와 집념, 그리고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일이다.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다가도 어느 날 기업투자의 물꼬가 터져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기업유치가 어려운 현실적인 우리지역의 약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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