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리즈 4

지난주에 총지사에 관하여 그 창건사실과 폐찰에 얽힌 전설등을 총체적으로 살펴 봤다.

신증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여러 고문헌과 고지도에 기록되어 전하고 있는 총지사는 실로 그 구조의 정교함이 호남에서 으뜸이요, 팔만구암자의 규모를 자랑할 만큼 큰 절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총지사지 주변에는 연관된 사적과 유물, 그리고 전설과 설화에 얽힌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승달산에 남도 최고의 명당이 숨겨져 있다는 설과 대군왕지(代君王地)라고 새겨진 표석, 거기에다가 승려 500명이 수행하여 모두 득도한데서 붙여진 승달산(僧達山) 산 이름 유래는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야깃거리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불에 타 소실된 것으로 전해오는 폐찰에 얽힌 전설도 흥미로운 스토리이다. 고려태조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던 밀교와의 연관설과 함께 대륙의 선진문화가 해로를 따라 유입되고, 그 주요관문이 무안이었으며, 총지사가 밀교의 가르침을 구현하는 중심적 사찰이었음이 복원을 통해 밝혀진다면, 무안을 중심으로 한 향토문화의 역사적 깊이와 무게를 재조명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 총지사가 원형대로 복원된다고 상상해 보자! 전국의 불자들은 물론이요 관광휴양객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몰려오는 그들의 발길로 인하여 일거에 명승고적지와 유명세를 탈 것이 분명하다. 총지사와 연관된 사적과 흥미로운 전설이 스토리텔링되어 명승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지역브랜드의 경쟁력을 배가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명당설과 승려들의 득도 설화는 그 산의 일대에서 정신수양에 좋은 천기(天氣)가 흐르고 있음을 시사하는 설(說)로써 웰빙재활치료, 힐링(심신치유)의 명소로도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총지사가 위치한 승달산과 백운산 일대가 명승고적지요, 건강테마휴양공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보는 것이다. 때문에 무안의 향토문화사를 재조명하게 될 백운산 총지사의 복원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이제 우리에게 부여된 당면과제는 총지사의 복원을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그 방안을 찾는 일이 아닐까 싶다. 불교관계 유적 및 유물을 조사하고 발굴ㆍ복원하는 작업은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장벽을 극복해야하고 막대한 예산투입이 수반되는 일이다. 먼저 복원작업에 앞서서 각종 문헌조사 및 지표조사를 통하여 역사적 사실과 실체를 규명하고 문화재로써 복원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된다. 이 단계에서만 해도 수십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그리고 복원작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국고에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승인을 받아 내는 일이다. 요컨대 조사단계에서부터 복원단계에까지 무안군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거의 전적으로 국고지원을 받아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얘기이다. 무안군이 문화재청을 직접 상대하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일한 방안이 불교 조계종과 손을 잡는 일이다. 조계종 산하에「불교문화재 연구소」라는 곳이 있다. 이「불교문화재 연구소」가 주관하여 전국의 불교문화재를 조사하고, 순차적으로 발굴ㆍ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이 연구소의 조사ㆍ복원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전적으로 국고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연구소는 불교문화재 조사ㆍ복원을 위한 자체「장기계획」에 의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이다. 그렇다면 동 연구소의 장기계획 리스트에 총지사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 순서일 것 같다. 그 장기계획 속에 총지사에 대한 복원계획이 포함되어 있다면 추진순서를 앞당기는 노력을 하면 될 일이지만, 만약 그 계획 속에 총지사가 없다고 한다면 총지사터의 지표조사와 발굴ㆍ복원 계획을 그 계획에 포함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안군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총지사에 관한 연구자료를 모두 종합하여 자체적으로「총지사터 조사 및 발굴ㆍ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조계종 측을 납득시켜야 한다.

불교문화재 연구소의 핵심요원(전문가)은 물론이요,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회 위원들을 초청하여 총지사터 현장을 답사하게하고, 그들에게 깊은 인상과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문화재청과 조계종의 연구소 측을 설득하고 확신을 갖게 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무안군수의 신념과 열정이 절대적이다. 또한 총지사에 관하여 전문성을 가진 우리지역의 인사들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반드시 무안군수가 이들 자문단을 대동하여 조계종측과 문화재청 관계자들을 접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결심이 서야 만이 무안군과 조계종이 주관하고 문화재청이 지원하는 조사 및 복원이 실현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 자문단과는 별개로「범국민 총지사 복원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총지사의 복원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가서는 자연스럽게 총지사를 중심으로한 승달산과 백운산 자락 일대가 명승고적의 관광지로 떠오를 것이다. 아울러 역사탐방, 명상공원, 재활치료 및 건강관리를 위한 공원조성 프로젝트도 진행될 것으로 믿는다.

결론적으로 총지사의 복원은 무안의 문화발전사에 있어서 새로운 획을 긋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믿으며, 무안문화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관광진흥과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므로 반드시 실현시켜 가야할 역사적 과업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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