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피해 흑색썩음균핵병(땅병)에서 노균병으로 진화
무안 올해 30% 포장에서 병 발생… 47억원 소득감소
추대·쌍구 심각 기후 온난화 영향… 정식시기 조절해야

기계화와 함께 양파농사에서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병해가 떠오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연작과 이상기후에 의한 병 발생이 심해져 농민들의 수고는 물론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무안양파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안군과 관내 양파재배농민들에 따르면 올 해 이상기후로 양파 노균병이 창궐해 농가소득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난화에 따른 추대·분구도 그 어느 해보다 심각한 실정이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배방법 개선 등 대책이 시급히 제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무안군이 조사한 관내 양파 병해충 발생상황에 따르면 5월14일 현재 무안 관내 재배면적의 약 30%인 1,094ha에서 노균병과 잎마름병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 이상기후로 잎이 말라버려 성장이 멈춘 양파 밭(몽탄면 대치리). 농민 장충기씨에 따르면 1만평의 양파밭 90%가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병이 발생한 포장에선 약 20% 가량 생산량이 감소해 47억4,700만원의 농가소득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이상기후로 기온은 평년보다 0.5℃ 낮았고 강수량은 56.9mm 많았으며 일조량은 25.8시간 적어 병이 발생하기 좋은 습한 일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생장이 멈춰 밑이 들지 못하는 양파
무안지역은 양파 역사가 30∼40년을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랜 시간 재배되어 오면서 각종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해 땅심이 죽고 병은 갈수록 내성을 더해 진화하고 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양파·마늘 재배농가는 흑색썩음균핵병(땅병)이 가장 무서운 적이었지만 최근엔 새로 출연한 노균병(일명 쭈꾸미병, 닭발병) 및 잎마름병에 시달리고 있다.

노균병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일단 연작에 의해 한번 발생한 노균병 포자가 다음해까지 살아남아 매년 피해를 주고 또 확산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온난화와 추위 등 변덕스러운 날씨로 추대와 쌍구현상도 기승을 부려 농민들이 2중고를 겪고 있다.

▲ 추대가 심각하게 발생한 양파 밭(청계면 청계4리 학유정마을)

추대와 쌍구는 웃자란 양파가 겨울 강추위에 저온감응하면서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생장점이 변화돼 일어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땅에 비료기가 없을 경우 더욱 심해진다.

올해 무안지역엔 추대, 쌍구가 30%정도 발생해 노균병 피해와 함께 농가에 엄청난 소득감소를 안겨다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병해는 수확량 감소는 물론 잦은 약재시비로 생산비를 상승시키고 땅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며 특히 저장성 약화로 무안양파의 경쟁력에도 막대한 타격을 줘 해결책 마련을 위한 철저한 연구와 지도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목포출장소 최인후 박사는“노균병은 습기를 따라 4시간이면 기공을 통해 양파 잎 속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비온 뒤에 방제하는 것과 성장기에 방제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면서“가장 먼저 모종을 키우는 묘상을 방제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땅에 병균이 잠복하고 있기 때문에 정식한 후 곧바로 안개가 끼는 날 2∼3차례 일반살균제로 방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 이귀석 지도사는“추대, 쌍구 발생을 줄이기 위해선 묘상에서의 육묘기간을 55일에서 50일정도로 줄이고 정식시기도 늦춰 동면 전 웃자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비료성분이 부족하면 후손을 퍼트리는 생식생장으로 변환해 추대, 쌍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웃거름을 주는 시기를 작물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2월10일∼15일)보다 앞선 1월말이나 2월 초에 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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