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무안공항기상대

극지방은 추위가 생명과 직결된 곳. 남극은 최대 영하 75℃까지, 북극은 최대 영하 53℃까지 내려간다. 극지방에서 살얼음을 잘못 디뎌 물속에 한번 빠지면 5분 내 몸을 말리지 않는 이상 얼어죽는다. 그런데 이런 공포의 추위에도 옷 하나 입지 않고도 꿋꿋하게 사는 생물들이 있다.

극지방 생물들은 몸속에 천연 부동액을 갖고 있다. 차가운 물속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물고기는 체액을 얼지 않게 하는 부동단백진을 갖고 있다. 심지어 혈액 속에 적혈구가 없는 물고기도 있다. 적혈구가 추위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없는 것이다.

또 추위를 견디기 위해 두꺼운 옷을 갖고 있다. 동물에게 옷은 바로 털과 가죽이다. 얼어붙은 북극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하프물범의 몸은 귓바퀴도 없을 정도로 둥글둥글하다. 이런 몸은 표면적을 최소화해 추위를 줄인다. 매끈한 표피 아래는 두꺼운 지방층이 있다. 마치 두꺼운 내의 수십 벌 겹쳐 입은 것과 같다.

펭귄은 발바닥을 위해‘원더네트(wonder net)’라는 특수혈관계를 갖고 있다. 이 원더네트는 한 마디로‘열교환기’라고 할 수 있다. 무수한 모세혈관 다발로 된 원더네트를 거치면서 심장으로부터 오는 따듯한 동맥피는 적당히 차가워지고 발끝에서 올라오는 정맥피는 적당히 따뜻해진다. 발바닥 온도는 몸보다 낮은 수준에서 얼지 않을 만큼 적당한 수준을 유지한다.

극지방 동물이 추위를 견디는 마지막 비법은 한데 뭉치는 것이다. 펭귄들은 보통 한곳에 빽빽이 모여 칼바람을 이겨낸다. 추위를 이겨낼 능력이 약한 어린 펭귄일수록 무리의 중앙에 모인다. 이렇게 모이면 추위에 노출되는 부위를 줄이고 체온을 나눌 수 있다. 물범들도 떼를 지어 다닌다.

이 모든 것으로 무장하였더라도 지속적인 한파에 버틸 동물은 하나도 없다. 본능과 지혜로서 겨울 한때의 추위와 어두움을 이겨내면서 따뜻하고 풍요한 여름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인간도 그렇듯이 희망은 동물들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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