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지역中企 ⑧요업기계 전문 ‘백상기계’

힘내라! 지역中企

중소기업이 튼실해야 경제체질도 강화된다. 고유가, 고환율, 세계경제 여파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한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의 노하우로 지역경제의 내실을 다지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본지는 2009년을 맞아 지역경제 위기 극복과 새 활력을 되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무안지역 중소기업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농공단지 입주 업체 등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을 찾아 연재한다. <편집자주>

北‘개성공단’진출한 무안 유일 中企

생활 도자기·타일 등 만드는 만능 요업기계… 기술력 최고
연료비 획기적 절감 터널가마 등 개발… 불황 넘는 대박 기대

“현대인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생활자기는 강하고, 얇고, 가볍게 만드는 게 대세입니다. 요업기계 역시 그러한 추세에 맞춰 끊임없이 더 정교하고 간편하게 발달해야 됩니다. 기술력 만큼은 남부럽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일로농공단지 내‘백상기계’. 세라믹과 광물, 무기질 등을 원료로 도자기, 기와, 타일, 벽돌 등을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각종‘요업기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백상기계는 나주 출신인 김영수 대표(49)가 지난 1989년 목포 산정농공단지 내에 공장을 설립한 이래 20년 동안 끊임없이 기술력을 축적해 오며 관련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견실한 기업이다.

요업기계는 과거 대량생산해 내는 국내 업체가 없었던 반면, 이탈리아,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 수입에 의존, 외화 유출을 가져왔던 업종이었다. 이제는 국내에 요업기계 생산 업체가 늘어 수출까지 할 만큼 기술력이 높아졌고, 백상기계는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백상기계는 단순히 기계 생산 납품에 그치지 않고, 도자기 등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가공부터 생산, 출하까지 담당하는 등 기계 설비와 완제품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올해 경남의 한 공장과 한국도자기, 충북 음성의 G코리아 등 여러 공장의 설비와 초기 완제품 생산을 도맡는 등 착실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수 대표는“제조업 불황, 특히 도자기 업체의 불황도 깊어지고 있지만 업체 설립 후 지금까지 일거리가 없어 고민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치고는 탄탄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풍부한데다가 납품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AS까지 훌륭한 백상기계를 믿는 거래처가 하나 둘 늘어났고, 입소문도 퍼지면서 이제 직접 찾아가는 영업을 하지 않더래도 자체 능력만큼의 주문계약‘일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백상기계의 자랑은 뭐니뭐니해도 생산비 절감과 처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각종 요업기계 생산 기술력이다.

백상이 100% 자체 국내기술로 생산한‘자동성형건조기’(사진)의 경우엔 단품종 생산만이 가능했던 외국 기계들에 비해 커피잔, 공기, 대접 등 자유자재의 도자기 생산이 가능한 금형틀 탈부착이 가능하고, 1회 생산 처리량 또한 수입 기계에 비해 크게 향상시킨 다기능 기계로 개발돼 호평을 받았다. 또한, 각종 광물 원재료를 빻는‘미세 분쇄기’의 경우 과거 기계들은 여러 크락샤 공정을 거치고 하루 처리량이 50톤 가량밖에 되지 않았던 반면, 2년 전 백상기계가 자체 개발한 분쇄기는 복잡한 공정을 생략하고 더 곱게 분쇄하고, 같은 동력으로 처리량이 200톤으로 크게 향상된‘팬크락샤’라는 단일 공정으로 발전시켰다. 피스톤 펌프의 경우에도 원료액체를 끌어들이는 압력을 크게 향상시켜 역시 기술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또 하나‘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 냈다. 백상기계는 최근 개발한‘터널가마’가 예열과 냉각 과정에 손이 많이 가 연료비가 많이 소요됐던 기존 가마에 비해 과정이 원스톱으로 간단하고 연료비를 40%∼60% 가량 절감시키는 효과를 거두는 획기적 아이템이라 소개한다. 터널 가마는 28m에서 길게는 100m까지 길이로 제작될 수 있어 이를 위해 백상기계는 올해 기존 공장을 더 넓게 확장하기도 했다. 외국의 터널가마는 10억원대가 넘지만 영세업체들을 감안해 2∼3억원대로 제품단가를 낮출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백상기계가 생산할 수 있는 각종 기계와 부속품들로는 각종 성형기, 연마기, 교반기, 정형기, 가마, 피스톤 펌프, 압력주입틀 등 가짓수만 170여개나 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백상기계는 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다. 국내 거래처 설비·생산 주문계약 확대는 물론이고, 1995년부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에서 공장 설비와 현지 제품 생산을 통해 기술력을 수출해 왔다.

특히, 백상기계는 무안의 중소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북한‘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11월 거래처인 인천 석촌도자기가 개성공단에 진출했고 백상기계에 러브콜을 해 개성공단 내 건면적 4천여평 공장의 모든 기계 설비를 도맡고 북한 노동자 10명을 고용해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

여느 기업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백상기계 김영수 대표는‘개성공단’을 “미래에 소요되는 통일 비용을 아끼는 더 없이 좋은 민간 교류이자 통일에 가까워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여러 제조업 분야는 3D업종으로 인식돼 일손 구하기가 힘든 반면, 실업자는 넘쳐나는 기이한 현상이 바로 우리나라 경제”라며“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더래도 여러 가지 비용을 합쳐 월 100만원 이상이 소요되지만, 북한 주민 1명에게는 우리돈 10만원이 채 안되는 70불이 지급돼 아주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지급해도 기업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고용 환경이다”고 말했다.

그는“비단 인건비 포지션을 줄인다는 차원이 아닌 미래의 통일 비용을 미리 지불하는 차원에서 보자면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는 민간 교류이자 통일 지향적 기업 활동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북한 인공위성 발사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개성공단 폐쇄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도 거의 유일한 달러 수입원인 개성공단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며“우리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퍼주기라는 인식을 버리고 더 적극적인 협력과 상생을 모색해 통일을 위한 제2, 제3의 개성공단 진출을 이뤄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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