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재 피해집계 76억7천4백만원

자고 나면 폭설, 누적적설량 60Cm 첫눈 심술
정치인들 피해현장 잇단 방문, 특별재난지역 선포 이구동성


지난 4일과 5일 내린 폭설로 무안군 관내 농작물을 포함한 시설하우스 피해액이 44억8천만원에 이른데 이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또다시 최고 20cm가 넘는 소나기성 3차 폭설로 공장시설물 다수가 붕괴됐고, 16일과 17일에도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쏟아져 운남농협 양곡창고가 무너지는 등 잇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 15일 내린 폭설로 청계면 청계농공단지 내 음식가공업체 (주)범우 공장부대시설이 무너져 7억4천9백만원의 피해를 냈고, 청계면 상마리 (주)에코 공장부대시설 붕괴 6억4천8백만원, 일로읍 산정리 대림목재 창고 붕괴 1천만원, 일로읍 월암리 농업기반공사 무안지소 회의실 붕괴 5천7백만원에 이어 17일 내린 폭설로 운남농협 양곡창고붕괴 1억9천4백만원 등 공장시설 9개소와 창고시설 1개소를 포함 31억9천1백만원의 추가피해가 발생, 지난 4~5일 내린 폭설피해액 44억8천2백만원을 합해 총 76억7천4백만원의 재산피해를 냈지만 정확한 피해현황은 주말쯤 되어야 집계될 것으로 보여 실제 피해액은 더욱 늘어 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추가피해는 공장과 창고시설이 대부분으로 기존에 내린 눈이 채 녹기도 전에 또다시 폭설이 이어져 바닥 층이 겹겹이 얼어붙어 그 무게가 가중됨에 따라 비교적 튼튼한 일반 공장시설물들이 누적된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고, 이는 주중부터 한파와 폭설이 다시 한번 예고돼 추가 피해발생 우려에 따른 사전 예방이 요구되고 있다.

피해농가 정모씨(일로읍)는“눈 위에 또 눈이 연일 내리다 보니 복구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고, 무너진 하우스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 하늘만 원망할 뿐이다”며“사유 피해 농가들은 재설작업을 마치고 복구를 준비하는 기간에 다시 피해를 입게 돼 심리적으로 느끼는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자 전남도의회와 전남도내 피해지역 11개 시군 자치단체장들은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촉구했고, 민주노동당 역시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호남지역 폭설 피해 해결을 위해 ‘특별재해지역 선포 결의안’을 국회에 내기로 하고 한나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또한, 지난 16일 나주를 찾은 열린우리당 이용희 행정자치위원장(호남지역 폭설피해대책 위원장)은“내년 1월1일부터 특별재해지역에 해당되는 지역이 아니더라도 재해복구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이 시행된다”며“열린우리당은 행자부·소방방재청과 협의, 이번 폭설피해에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당정협의를 통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정치인들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추진 약속에 미심쩍어 하는 분위기이다.

피해 농민 정모씨(몽탄면)는“피해지역을 방문한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특별재난지역 선포 필요성을 역설하지만, 실제 성사될지는 의문이라”며“정치권이 현재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강경대치 중인 입장에서 막상 국회에 들어가면 피해 현장 농민들의 고통은 잊어 버리는 게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피해농가에 농업경영자금을 100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광주시와 전남·전북도에 각각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 서상용 기자
mongdal123@muannews.com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