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172건…‘영끌족’ 아파트 등 집합건물 임의경매
문제는 고금리 ‘버티기 한계’…임의경매 증가세 전망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지난해 전남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아파트와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 집합건물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집합건물의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건수는 전남에서만 700개에 가까운 집이 경매에 나오면서 최근 10년 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 채권자일 때 임의경매가 활용된다.

임의 경매가 늘어난 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들이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데다가, 매매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되면 금융기관은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데, 금리가 높아지자 이자를 못 갚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건수는 광주가 증가율에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높았고, 전남은 지난해 919건으로 전년(673건)보다 36% 늘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나주 183건, 무안 172건, 목포 121건, 여수 117건, 순천 92건을 기록했다.

주거지 용도로 사용되는 집합건물 외에 토지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간 건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전남지역 토지 및 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건수는 토지 3731건, 건물 814건이 경매에 넘어갔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51%, 8.7%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고금리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연초부터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없어, 올해 역시 임의 경매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아파트매매가격이 감소하고 있고 거래도 많지 않다”며 “여기에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매수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 가늠할 수 없다. 결국 이들의 손을 떠난 매물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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