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만원선 약속 허언…고유가에 전기료·비료·인건비 상승
일부 농민들 투매까지…지난해 10a당 생산비 85만 4천461원, 수익 낮아져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정부가 올해 수확기 쌀값을 80㎏당 20만원으로 유지하는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놔, 전남의 쌀이 한때 20만원선으로 올랐다가 다시 18만원선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쌀 과잉 생산으로 수확기 쌀값이 16만원대까지 폭락했지만 정부의 공공비축과 함께 자금 지원을 통한 벼 매입으로 회복세를 보여 지난 5월15일 쌀값은 17만8천220원, 8월15일 19만4천364원, 10월15일에는 정부가 목표로 한 20만원(20만548원)을 넘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무안의 산지 쌀 도매가는 쌀 80㎏에 18만8,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자료는 지난달 평균 산지 쌀값(80㎏)은 21만 7552원이었다가 한 달이 지난 11월5일에는 20만1,384원으로 1만6,000원 가량(7.5%)이 하락했다.

이처럼 정부의 발표와 전남 지역 쌀값 차이는 지역별 쌀 가격 편차 때문이다. 경기미, 충청미의 경우 현재 20만원을 웃돌지만 전남미의 경우 수확철인 10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18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 정부나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평균치를 발표하다보니 80㎏ 당 20만원 선을 지키고 있다는 것.

전남지역 쌀값은 농식품부가 지난 8일 정부에서 매입한 쌀의 공매를 중지하고, 공공비축미 용도의 벼 12만t을 시중에 풀지 않겠다는 등 쌀 값 안정 방안을 제시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은 쌀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투매에 나서고 있다는 것. 쌀값 하락은 벼를 사가야 할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이 매입에 나서지 않고, 지난해 정부가 대량 구매한 쌀이 넘쳐나 올해 구매까지 감소한 것이 한 원인으로 꼽고있다.

더구나 문제는 쌀값이 오른다고 해도 국제유가와 비료 등 원자재 가격이 매년 급등해 쌀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이후 연도별 쌀 생산비 조사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쌀 10a당 생산비는 ▲2017년 69만 1천374원 ▲2018년 79만 6천415 원 ▲2019년 77만 3천205원 ▲2020년 77만 3천658원 ▲2021년 79만 2천265원 ▲2022년 85만 4천461원이다. 올해도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전기요금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오른데다, 인건비 마저 증가하는 등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농민 김모씨는 “전남지역에서 벼·쌀 가격이 폭락에도 올해 유류비,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비는 오히려 더 올라 쌀 값으로 20만원을 받더라도 남는게 없다.”며 “벼를 아무도 안 사려고 하다보니 농가는 불안한 마음에 투매를 하게되는 것 아니냐”고 정책적인 확신을 주지 않는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목표가격 이하로 거래되면 연말에 농민에게 보전금을 주는 쌀 직불금으로 20만원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도 대규모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해당한다”며 “과거 4~5년전에는 ‘쌀소득보존직불제’로 차액의 85%까지 보존이 가능했지만 1㏊당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인 ‘공익형직불금’으로 변경돼 소규모 농민들은 차액을 보전하는데 턱없이 모자라 20만원선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2024년산 쌀 목표가격을 23만 원으로 제시하고, 목표가격 미달 시 그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해 농가소득 보장을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진 만큼 생산비에 대한 별도의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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