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 발음하기도 어려운 가축 질병이다. 요즘 말로 듣보잡이다. 더 이상의 확산 방지를 위해 주민들에게 계도를 할라치면 질병명이라도 제대로 알아야겠기에 자료를 뒤적거린다.

럼프(lumpy)와 스킨(skin)을 합해놓은 단어인데, 이리 어렵다니! 소의 림프계통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腫瘍)으로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소에게만 감염되는 질병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의 관리대상 질병으로 분류·지정돼 있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하여 2013년 동유럽과 러시아, 그리고 2019년 아시아까지 전파가 되었다는 것이다.

럼피스킨병에 감염된 소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림프절의 비정상적인 증가로 체중 감소와 발열, 젖소의 착유량 감소와 소화기 장애와 호흡 곤란 및 피부나 눈 주변에 종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백신 접종을 통해 재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10월19일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질병이 9일 만에 우리 군에서 그것도 근무하고 있는 읍면 인근 마을에서 발생한 것이다.

전날 늦은 저녁 시간 SNS 공간에 올라온 보고자료를 확인하고는 발음도 어려운 몹쓸 가축전염병이지만 알아야 면장 노릇(?)을 하겠기에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이와 관련 긴급회의가 오후 3시에 있다는 것이다.

이걸 어쩌나? 벌써 오래전부터 계획된 우리면 ‘노인의 날’ 기념행사 때문이다. 다른 행사도 아니고 경로효친을 높이고 노인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일깨우기 위한 치루는 행사인데 말이다.

행사를 진행해도 될까? 불가피하게 진행이 어렵다면 어르신들한테는 어떻게 이해를 구하지? 군청 상황실까지 가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했다. 녹(祿)을 먹기에 평일도 아닌 일요일인데 이런 고민을 다 하게 되다니!

군정을 총괄하시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시는 군수님도 이름조차 생소한 이런 가축전염병이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것에 적잖이 놀라신 듯 표정인 것 같다. 그래, 하루 앞으로 다가온 행사에 대해서 뭐라고 하실까?

공기나 사람에 의해 전파되는 것이 아니고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이 매개 역할을 한다고 하니 행사 폐지는 어려울 것 같고 규모를 최소화하고, 축산농가들 참여를 자제토록 하되 어르신들이 서운해하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을 쓰라는 주문을 하시는 것이다.

그러시면서 우리 지역 1,230여 한우 농가에서 사육하는 43,300여 마리 한우에 대한 대외 이미지를 걱정하신다. 발생 농가에서 키우던 135마리의 생떼 같은 소를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살처분 하는것도 어렵지만 다른 지역보다 더 청정한 사육환경에서 소를 키운다는 이미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애석해하시는 것 같다.

한우는 아니지만, 양돈업을 경영해 보신 분이라 이런 고충이 먼저일 것이다. 아무튼 머리 무겁던 ‘노인의 날’ 행사도 기관·사회단체와 직원들의 협조로 무사히 치렀다. 또, 반경 1km 내 방역대상 농가 셈플검사에 대한 결과도 음성판정을 받았다.

사육 규모별로 백신 접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리·모기의 서식처에 대한 방역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방역 당국에서 내려준 메뉴얼에 따라 축산농가 계도를 하면서 몇 가지 사항만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을 통한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축사 내부와 농장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둘째, 육안으로 감염 여부에 대한 식별이 가능하니 수시 농장을 살피고 감염이 의심되는 소와 건강한 소를 분리하여 격리를 시켜 달라는 것이다.

셋째, 기한 내 백신을 접종하여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기한 내 접종을 마쳐 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축산농가에서는 관계 당국의 지침과 권고 사항을 준수하여 이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 시킬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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