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억 사업비, 건물신축 사찰규모 확장 치중…건물 다닥다닥 ‘조망권’ 뒷전
잦은 설계변경 준공일 7개월 지연, 청화스님 탄생 100주년 행사 뒷전으로
단청, 유물·유품 구입비 없어…수십억 더 투입돼야, 사찰 배불리기(?)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근현대 한국불교의 큰 스승 청화대종사 수행처를 성역화하는 청화대종사 기념사업이 무안의 랜드마크로 국제적인 힐링타운 조성 계획과는 달리 건물 신축에 치중되면서 자칫 사찰의 배불리기 사업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청화대종사 기념사업은 청화스님 탄생지인 운남면 성내리 산76-7번지 혜운사 일원 3만평 규모에 사업비 총 53억원(도 21억2천, 군 31억8천)을 들여 청화스님 기념관, 명상관, 종각, 요사채(숙박동), 사무실, 템플스테이 수련원 등을 건립한다. 기념관은 90평 규모로 유물·유품 전시공간, 생전 법문 영상 등을 정리한 영상실을 갖추며, 명상관은 50평 규모로 간경, 참선, 염불, 주력 등 불교수행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지난 2018년 11월 청화대종사성역화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혜용스님·박문재)가 발족됐고, 무안군은 2020년 11월 청화대종사 기념사업 건축 설계를 공모, 2021년 1월 당선작(사진)을 결정에 이어 착공은 2021년 12월29일 이루져 청하대종사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올해 4월 22일까지 준공해 추진위가 지난 5월 석가탄신일을 맞아 학술세미나, 문화행사 등 다양한 행사 개최로 청화스님을 대외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차례 설계변경으로 당초 계획보다 준공이 7개월이나 늦은 11월말쯤으로 보인다.

문제는 청화대종사 기념사업비가 53억원으로 적지 않은데도 당초 청화스님 가르침을 잇는 염불선을 비롯해 혜운사 소유 부지 일대를 종합 정비하여 역사와 힐링, 문화공간이 함께하는 무안의 랜드마크로 발돋움 시켜 국제적인 힐링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과는 다른 혜운사 사찰 규모 확장에만 치중한 경향이 짙다. 이들 건물들은 좁은 마당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신축돼 있고, 명상관은 박물관 앞 조망권까지 막아버릴 만큼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답답하게 보인다.

여기에 사업비마저 졸속 진행돼 앞으로도 수십억원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청화스님 기념관, 명상관, 종각 등 신축 목조건물 처마에 당연히 그려 넣어야 하는 수억원이 소요되는 불교 상징인 단청 색채사업 예산(8억여원)이 잡혀 있지 않았고, 기념관에 전시 할 청화스님 유품·유물 구입 예산도 없어 준공 되더라도 당분간 무늬 박물관 전락 가능성이 높다.

군민 임모씨는 “모든 공사가 공사기간을 지켜 준공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는 잦은 설계변경이 원인으로 공기가 길어지면서 건축자재 인상, 감리비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군 예산 낭비를 막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단청작업은 신축건물 나무들이 자리를 잡은 2∼3년 후 하는 것이 좋다”며 “단청 예산과 청화스님 유품·유물 구입 예산을 내년 추경에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청화스님은 1923년 운남면에서 태어나 평생을 치열한 구도의 삶으로 보내다 2003년 곡성 성륜사에서 세납 81세, 법납 56세의 일기로 입적했다.

속명 강호성으로 광주사범학교 졸업, 일본 유학에 이어 고향에서 청운중학교(현 망운중학교)를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고, 극한적인 좌우대립 속에서 갈등을 겪다가 보다 큰 진리를 깨치기 위해 24세에 출가해 대흥사, 진불암, 상원암, 백장암, 벽송사, 혜운사, 태안사 등 선원과 토굴에서 묵언과 장좌불와 좌선으로 정진해 왔다.

청화스님은 40여 년간 줄곧 하루 한 끼 공양(식사)하며 철저한 참선수행으로 선법수행체계를 확립하고 눕지 않고 잠자며 좌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의 수행법을 지키며 수년 동안 말을 하지 않는 묵언수도를 행해 당대의 선승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열반에 들기까지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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