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군 공항 유치 포기 유인책(?)…2040년까지 1조7100억 투자
‘군 공항 보다 낫다’ 함평 민심 달래기…유치 지역 변수 제거
‘무안 이전’ 역량 집중 밀어 붙이기…범대위 “무안군은 전남도 아니냐, 결사반대”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서남권 발전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 군·민간공항 동시 유치를 무안으로 추진 중인 전남도가 지난해 말부터 군 공항 유치를 희망해왔던 함평군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겉으로는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함평의 발전 견인이지만, 속내는 광주 군 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함평의 민심을 돌리려는 당근책으로 보인다. 곧 함평군이 군 공항 유치를 포기할 경우 무안을 고립무원(孤立無援)으로 빠뜨려 군 공항 ‘무안 이전’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도가 커 보인다.

지난 5일 김영록 전남지사는 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상익 함평군수와 함께 오는 2040년까지 1조7,000원 규모의 ‘함평 미래 지역발전 비전’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2027년 함평으로 이전하는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와 연계해 사업비 5,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첨단 축산업 융복합 밸리 구축, 해양관광 자원인 함평만 일원에는 2,052억원을 투자해 전남 서남권 대표하는 △함평만 해양관광 허브 조성 △월야면 일원에 1,500억원(산단조성비) △일반산단 조성, AI 첨단 기술과 연계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하여 일자리를 갖춘 미래형 배후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안 대로라면 군 공항 이전보다도 더 큰 지역경제 발전 효과를 얻게 된다.

앞서 김영록 도지사는 지난 6월2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안군이 군 공항 이전을 받아들일 경우 AI농생명밸리를 비롯해 공항 인근 지역 산단을 항공정비 특화 국가산단으로 조성하고, 군 공항 인근에 미래형 배후 신도시 건설, 국제의료특화단지 조성 등을 내 걸었지만 대부분 무안군이 추진 중이거나 실패한 사업들이어서 주먹구구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록 지사와 이상익 군수는 비전 발표에 대해 “인구 3만명이 무너질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함평군이 그동안 제안한 지역발전 구상에 대해 전남도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감하고 종합적인 검토에 착수하면서 이뤄졌다”고 밝히고 군 공항 유치전과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남도가 함평군에 군민의 반대 여론이 높은 군 공항 유치 철회 명분을 주기 위해 당근 회유책으로 제시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높다. 곧 ‘함평 미래 지역발전 비전’은 함평의 사업 요구안을 전남도가 반영하면서 함평으로서는 실질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실리를 선택토록 하여 함평지역의 광주 군 공항 유치에 대한 당위성과 명분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다.

그동안 함평군은 광주 군 공항 유치 찬성 입장을 밝혀 전라남도와 이견을 보였던 상황이고, 광주 군 공항 유치를 위한 군민 여론조사를 2차례 연기해 오는 12월 실시키로 했다.

실제, 이상익 함평군수는 “함평군 비전 발표는 지역발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다”면서 “군 공항 유치 여부는 군민의 뜻이 중요한 만큼 충분히 숙의해서 조만간 홀가분하게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이 오지 않겠느냐”고 군 공항 유치에서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남도는 함평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발표로 함평군이 군 공항 유치에서 물러나고, 지난 4일 또 다른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인 고흥군과 고흥군의회가 군 공항 유치 반대를 공식 성명을 통해 발표한 만큼 군 공항 예비후보지에 대한 변수가 제거된 셈이 된다.

이렇게 되면서 전남도는 민·군 공항 ‘무안 이전’ 밀어붙이기 압박이 더 심해 질 것으로 보인다.

무안군범대위 관계자는 “우리 무안은 함평·고흥지역 군 공항 유치와는 달리 처음부터 일관되게 군 공항 무안이전을 반대하고 있어 전남도의 압박이 가해질수록 투쟁 수위도 높아 질 것이다”며 “여론몰이 무안군 고립무원 밀어붙이기는 김 지사의 정치적인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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