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내 응급실 이용율, 서울 90.3%↔전남 51.7%…의료 격차 심각
수도권 의과대학과 연동해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 부재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치료 불가능…‘인구 1천명에 의사수 1.6명’
전남도 서남권 균형발전…목포대 의대유치 절실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아팠을 때 한 달을 살려면 지역 병원으로, 1년을 더 살려면 광주 병원으로, 10년을 더 살려면 서울지역 병원으로 가야한다”

오래 전부터 아픈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대도시 병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된다. 교통편이 번거롭고,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 등으로 지역내 응급실로 가는 경우가 많다.

전남은 의과대학이 없어 매년 70만명의 도민이 타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있고, 이로 인한 의료비 유출만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사고나 질병으로 갑자기 쓰러지면 골든타임 내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는 ‘의료이용율’이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지역 응급실 의료이용율은 전국 꼴찌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응급실을 1시간 내 이용한 ‘기준 시간 내 의료이용률’은 서울에선 90.3%가 1시간 내로 응급실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전남은 51.7%로 전국에서 꼴찌로 열악한 의료기반 현실의 민낯을 보여줬다.

‘기준 시간 내 의료이용률’은 해당 지역 거주 환자의 총 의료이용량 중 기준 시간 내 의료기관을 이용한 의료이용량의 백분율을 의미한다.

응급의료센터의 기준 시간 내 의료이용률도 수도권과 차이가 컸다.

기준 시간이 30분인 지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서울은 89.9%, 인천 80.9%, 경기 68.8%였지만 전남은 32.5%였다. 기준 시간이 90분인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기준 시간 내 의료이용률 또한 서울 96.3%, 인천 95.6%, 경기지역은 92.4%였지만 전남은 60.4%였다.

ICU(중환자실) 이용률은 서울 93.3%, 인천 85.8%, 경기 78.3%였고 전남 46.1%였다.

‘최종 치료’ 역할을 하는 상급종합병원의 180분 내 의료이용률은 서울이 99.0%, 인천 98.3%, 경기가 98.5%인데 비해 전남 52.2%에 불과했다.

설상가상 전남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1.7명으로 전국 평균(2.1명)을 크게 밑돌고 있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중증·응급 분야 전문의 수, 기준 설치율 등이 모두 평균 미만이다.

이처럼 의료이용율 통계에서 나타난 수도권과 전남 간 의료 격차는 의과대학과 연동해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 부재에서 비롯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남지역 상급종합병원(제4기·2021~2023년)으로 지정한 의료시설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유일하다. 그나마 해당 병원은 사실상 광주권에 포함되는 의료시설로 국가암치료 특화병원으로 설립됐다는 점에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일반상급종합병원과 같은 성격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아,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과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지역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들고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대 설립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전남 서남권 발전을 위하고 동서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목포대 의과대 유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목포대 의과대 유치는 김영록 지사가 순천대와 분산 유치로 변형하면서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서모씨는 “사람 생명과 직렬되는 의과대 유치를 정치적 놀음으로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며“젊은이들이 교육과 의료시설 열악으로 지역을 떠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목포대 의대 유치가 서부권 지역발전의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과 경북도는 지난 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한 송하철 목포대 총장, 박병희 순천대 의대설립추진단장, 정태주 안동대 총장 등이 참석해 ‘전남-경북 국립의대설립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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