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온열질환자 작년比 1.6배 ‘껑충’…폭염특보 40일째
‘폭염’ 9월 초까지…폭염특보 35일·최고기온 36.9도·최고 체감온도 38.6도
폭우·소나기로 인한 높은 습도가 원인…온실가스 배출 지속 시 ‘인류 재앙’ 경고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올해 7월의 전 세계 기온이 최근 150여 년의 7월 기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가 지난 1880년부터의 전 세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의 기온은 종전보다 평균 0.24℃ 더 높았고, 1951~1980년의 7월 평균 기온보다는 무려 1.18℃ 더 높았다.

이 같은 기온 상승은 인간이 주도한 온난화의 장기적 영향으로 지난 40년 동안 증가해온 온실 가스 배출 등이 현 시점의 폭염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올 여름 날씨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습도에 ‘일최고체감온도’가 치솟으면서 ‘한증막 무더위’가 계속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2019년 이후 4년 만에 폭염위기경보를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가 하면 지난 3일에는 사상 첫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전남 첫 폭염특보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지난 6월17일에 내려져 이달 20일까지 폭염특보는 40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 전남 월 평균기온은 평년 25.9도였지만, 올해는 26.3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남 전역에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대비 1.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응급실 감시 체계를 가동한 5월2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온열질환자는 전남 184명(사망자 2명 포함)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온열질환자 107명보다 58.1%(77명) 늘어났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21일 기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신고된 전남지역 축산농가 폭염 피해는 나주·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화순·장흥·강진·해남·영암·무안·함평·영광·장성·신안 등 전남 16개 시·군 124농가에서 5만9천456마리(돼지 634마리·닭 5만5천860·오리 2천962)가 폐사했다. 무안에서도 1천여마리의 닭이 폐사했다.

기상청은 올 여름 더위가 평년에 비해 한층 덥고, 신체적으로 힘들게 느껴지는 원인을 장마기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와 잦은 소나기로 인한 높은 습도를 꼽았다. 특히, 예년보다 서해와 남해 수온이 2~3도 가량 상승한 것도 폭염의 원인 중 하나로, 해수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수증기가 4~7% 가량 증가해 습도가 높아져 폭염의 정도를 결정하는 일최고체감온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23일 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가 지났어도 9월 초까지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학계에서는 이 같은 폭염과 관련해,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은 산업혁명 시기였던 지난 19세기보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인류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지구가 계속해서 더워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과학은 이런 현상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며 “심각한 온난화는 주로 인간이 내뿜는 온실가스에 의해 발생하고 있고, 평균 기온의 상승은 전 세계 사람들이 겪고 있는 위험할 정도의 무더위를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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