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RPC ‘수매 불가’…무안군, 내년도 공공비축미 ‘강대찬’ ‘신동진’으로 바꿔
전남도 2021년 개발, 2024년 도내 20개 시·군 ‘공공비축미’로 선정
무책임한 농업행정에 농가들만 혼선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정부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도 선정된 신품종 쌀 ‘강대찬’이 품질 저하 논란에 휩싸이면서 무안군이 내년도 공공비축미에서 ‘강대찬’ 을 제외하고 원래대로 ‘신동진’으로 변경했다. 따라서 2024년도 무안군 공공비축미는 ‘새청무’와 ‘신동진’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가 품질을 충분히 검토하지도 않고 일관성 없는 행정으로 강대찬 품종 재배를 밀어붙여 농가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강대찬’은 ‘새청무’에 이어 전남 쌀의 브랜드화를 위해 개발된 품종으로 지난 2021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벼 품종으로, 병충해에 강하고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며 전남도가 주력 품종으로 내세워 올해부터 적극 종자를 보급했다. 특히, 전남도는 ‘강대찬’을 2023~2024년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선정하면서 지난해 강진·순천·고흥·장흥·장성·진도 등 6개 시·군의 2023년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택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전남 20개 시·군의 2024년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밥맛이 떨어지고 금세 누렇고 딱딱하게 굳는다’는 불만이 높아지면서 김제농협 쌀조합공동사업법인(RPC)은 최근 김제시 일대에 ‘2023년도부터 강대찬 벼 수매 절대 불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영광RPC도 전남농기원에서 공동 경작한 강대찬 벼 50㏊ 계획물량 외에는 수매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전남도가 지난 6월 말까지 시·군으로부터 공공비축미 변경 신청을 받았다.

이에 무안군은 지난 6월 공공비축미 재선정위원회를 열어 ‘강대찬’을 빼고 올해 공공비축미처럼 내년도도 ‘신동진’과 ‘새청무’로 결정, 전남도에 변경 신청하고 농식품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무안군은 지난해 전체 벼 재배면적 8,218㏊ 중 새청무 60%(3,800여㏊), 신동진 20%(1,600여㏊) 재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강대찬 공공비축미 선정 기피는 강진군을 비롯하여 일부 시·군에서도 공공비축미를 강대찬에서 다른 품종으로 변경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도농업기술원 측은 “농민들이 강대찬 쌀에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사용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면서 밥맛이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 2010년 이후 육성된 고품질(기호성·내병성·내재해성) 품종의 공급 비율을 오는 2025년까지 50%까지 확대하는 대신 쌀 과잉 생산량을 줄이고 쌀 수급 안정을 위해 10a당 560㎏ 이상 생산되는 다수확 품종은 공공비축미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종자 공급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전남도는 2024년부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에서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 품종을 퇴출하고, 대체품종으로 ‘강대찬’ 전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신동진 벼가 다수확 쌀로 취급됐지만 작년 기준 도내 신동진 쌀 생산량은 300평 기준 487㎏으로 퇴출기준인 560㎏(300평 기준)를 넘지 않아 다수확 품종으로 분류하는 것도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여기에 신동진의 10㏊당 벼 수확량은 596㎏로 강대찬(545㎏) 보다 높지만, 강대찬의 도정률은 70%로 신동진(66%)에 비해 높아 쌀 생산량으로 따지면 강대찬이 더 높아 정부의 과잉 생산 억제가 엇박자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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