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마늘 작황 부진,…인건비, 비룟값, 종자값 상승 ‘적자 농사’
올해산 수급 상황 심하게 왜곡돼 과도한 불안심리 조성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올해 마늘 수확량이 지난달 쏟아진 폭우와 급격한 일교차, 일조량 부족 등으로 병해피해를 입으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산지 거래가격이 수급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채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늘 농가들에 따르면, 작년엔 가뭄, 올해는 폭우와 이상 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았다. 반면, 인건비를 비롯해 두 배 이상 뛴 비룟값, 종자값을 더하면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봄 이후 계속된 가뭄에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던 마늘 작황은 올해 4월 저온현상, 일교차, 일조량 부족에 이어 5월 초 쏟아진 집중 호우로 마늘 주대가 무너져 생육이 부진하면서 알이 제대로 여물지 않아 3.3㎡(1평) 당 생산량이 3㎏ 안팎으로 평년 생산량 4㎏에 비해 줄었다. 상품성마저 지난해 상품 비율이 70% 가까이였는데 올해는 최대 40%에 그치고 대부분 중·하품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6월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 초 마늘 생산량을 32만7,000톤으로 전망했지만, 31만4,000톤 내외로, 지난해보다는 8% 증가하고 평년보다는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경연의 6월 전망된 예상 단수는 10a당 1,275㎏으로 5월 전망치(10a당 1324~1,333㎏)보다 줄어들었다.

또한, 마늘연합회는 5월 하순 기준 지난해산 재고는 4,061톤으로 평년(4167t)보다 적다. 특히 4월말 기준으로 정부 보유 재고 1,400톤 중 일부 물량이 수출용으로 전환돼 올해산 마늘값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올해 마늘 생산량이 평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지만 불확실한 수급 정보로 인해 산지 거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깐마늘 도매가격은 지난 5월 상품 1㎏당 6795원이었으나 지난 6월13일에는 6,325원으로 지난해(8,790원)보다 28% 낮고 평년(6,384원)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하락했다. 현재 전남지역 마늘 가격은 지난해 1㎏ 기준 5,400원의 60%에 못 미치는 3,100~3,200원 선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일부 산지에 대서종 재배면적이 늘어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인식과 지난해산 마늘 재고가 남은 것으로 파악돼 마늘 가공업체들이 가격을 보수적으로 제시하는 있다는 것.

따라서 농가와 계약재배 한 농협들은 이맘때면 수매값을 정해야 하지만 평년에 훨씬 못 미치는 수확량과 낮은 품위로 인해 수매값 결정을 이달 말로 미룬 상태다.

한국마늘연합회·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등 생산자단체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산지 가격과 거래 동향이 올해산 수급 상황보다 더 심하게 왜곡돼 과도한 불안심리 조성으로 잘못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에 언론 등에서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늘 농가 박모(현경) 씨는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가 확실한 만큼 정부가 재해로 인정해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적인 농가 소득을 보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군이 자체조사 한 올해 수확할 마늘재배면적은 2022년 372ha로 2021년 재배면적 419ha보다 47ha(11.2%)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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