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 박금남 기자
▶ 박금남 기자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끝났다. 무안에서는 9개 농·축협 및 산림조합에 14명이 도전, 4명은 무투표, 5명은 혈전을 치러 3명이 현직, 2명은 새로 얼굴이 바뀌었다. 현직 조합장들의 강세가 여전했다.

현직 강세는 전남 다른 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남에서는 이번 182명의 당선자 중 104명(57.14%)이 현직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중 52명이 무투표 당선됐고, 무투표 당선자 가운데 46명(85%)이 현역이다. 지난 1·2회 동시선거에 이어 ‘현직 프리미엄’이 이번에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직 우세 이면에는 폐쇄적인 ‘깜깜이 선거’도 한몫하고 있다.

공직 선거와 달리 후보자 본인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고, 연설회나 토론회를 가질 수 없어 신인들은 현직 프리미엄을 이겨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선거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선거는 해당 농·축협 조합원들로만 제한돼 있어 평소 조합 운영에 관심이 없다가도 선거 때면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이면에는 여전히 금품선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번 전남 평균 투표율은 80.9%다. 무안은 89.6%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조합장 선거는 군사정권 시절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은 임명제였다가 1988년부터 조합원들이 조합장을 선출토록 개선됐다. 이어 지난 2005년 산림조합을 시작으로 농협, 수협의 선거사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했고, 금품과 향응제공 ‘돈선거’가 줄지 않자 전국 조합장 임기를 통일해 선관위 주관으로 2015년 3월11일 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치르게 돼 이번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치러졌다.

하지만, 선관위 위탁선거는 감시만 용이해졌을 뿐, 음성적으로 개인간 이뤄지는 금품 및 향응 제공은 여전하다는 것. 요즘 선거가 끝나자 일각에서는 ‘5당 4락’ 5억을 쓰면 당선됐고, 4억을 쓰면 떨어졌다는 등 누구는 얼마 받았다는 후문도 돈다. 곧 조합장 선거는 돈 많이 쓰면 당선된다는 논리다. 조합원과 조합장들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조합장에 당선된 A씨도 돈을 주지 않으려고 해도 기존 돈 선거에 길들여진 조합원들이 돈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 안쓸 수 없다는 전언이다.

이러다 보니 돈이 없으면 조합장 선거는 출마가 어려워 젊은 피들의 도전이 어렵다. 이번 무안지역 선거에서도 50대 출마자는 한명도 없이 60대 70대 당선자들로 당선자 평균나이는 65세다. 더구나 여성들에게는 금녀의 벽처럼 조합장직은 ‘유리천장’이다.

이렇게 볼 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개선해야 할 점이 분명해 졌다.

한번 조합장에 당선되면 재선, 3선이 쉽다는 점도 ‘현직 프리미엄’ 의 영향이 크다. 아울러 일부 사람들은 3번 연임한 상임 조합장의 경우 더 이상 출마할 수 없는데 또 출마 하느냐는 혼선도 빚고 있는 상임조합장과 비상임조합장 법을 악용한 폐해도 개선돼야 한다.

임기연장을 위해 상임조합장에서 비상임조합장으로 전환을 꽤하는 농협들도 나타나고 있다.

농협법은 자산 규모 2500억원 이상의 지역조합의 경우 조합장 지위를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전환하고 전문경영인인 상임이사에게 조합 운영을 맡기도록 규정한다.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경영 전문성을 강화해 조합원 이익을 증대시키자는 게 법 취지다. 비상임조합장 업무도 대외교류와 복지, 교육 등 금융·경제 사업 이외 부문으로 제한돼 있다.

이에 현재 국회에는 비상임 조합장 연임을 ‘3선’으로 제한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늑장대처로 해당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5일에도 신정훈 의원이 현직에 유리한 조합장 선거 운동 제약을 없애고 예비후보자 제도 도입, 후보자 대담과 토론회, 공개행사 정책 발표 등이 가능하도록 알권리 확보와 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을 제한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됐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올해 안에 개정이 안 되면 21대 국회가 끝나면 법안이 자동 폐기되기 때문에 개정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농촌 지역구인 여야 의원들이 표 확장력을 가진 조합장들 눈치를 보면서 법안 처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제4회 조합장선거부터는 현직과 신인이 공정하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선거룰이 개정돼야 한다.

3월21일부터 4년 임기가 시작됐다. 앞으로 4년간 소임을 다하며 조합원들과 무안농업 발전을 위해 헌신하게 될 관내 9명의 조합장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농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감안해 ‘풀뿌리 지역경제’의 근간인 조합을 잘 이끌고 경영하여 조합원들이 조합을 믿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조합원의 권익을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본래의 역할을 다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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