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정유정 무안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무관

선거가 코앞이라 가까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나중으로 미룰 때마다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렇다. 올해도 선거가 있다. 작년에 워낙 많은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에 아직도 남은 선거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도 선거는 치러진다.

오는 3월8일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다. 조합장선거는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선거가 처러 지치 때문에 조합원이 아닌 일반국민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 농업·수산업·임업 등을 튼튼하게 지탱하는 조합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고 우리의 실제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결코 의미가 작지 않은 선거이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에 이어 제4의 선거라고도 불릴 정도이다.

이번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앞으로 4년의 임기를 가지고 전국 1346개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을 이끌어갈 조합장을 선출하며 유권자 조합원들만해도 총 260여만명에 달한다. 특히 전남지역은 181개 조합으로 전국에서 조합 수가 가장 많아 지역사회와 조합원들의 관심이 뜨겁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관리하고 있느냐는 궁금증이 들 수 있다.

원래 조합장선거는 각 조합에서 개별적으로 실시되었었는데 ‘조합장선거는 돈 선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사례가 만행하는 등 불법·혼탁선거로 얼룩지는 양상이 계속되자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의무적으로 위탁받아 선거를 관리하게 되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러지는 것은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시작으로 올해 2023년 제3회째를 맞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관리한 후로는 이전보다 상당히 깨끗하고 공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에 비해 유권자 수가 적고, 후보자와 조합원들간의 사이가 오랜 시간동안 혈연·지연·학연으로 가깝게 얽혀있어 은밀하게 돈과 현물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의 정책과 비전으로 어필하기보다는 그동안의 친분으로 호소하고 돈으로 매수하려는 양상으로 빠지기 쉬운 것이다.

중앙선관위에서는 이 같은 고질적인 돈 선거 관행을 타파하고 깨끗한 선거질서가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단속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돈 선거 발생이 우려되는 특별관리지역에 단속 전문인력을 상주시켜 예방 및 단속활동을 병행하고 있고 후보자 등을 수시로 방문·면담하여 위반행위를 적극 예방하고, 상황 발생 즉시 광역조사팀을 투입하는 한편, 휴일 야간 등 취약시간대 상시 신고체계를 정비하고 순회활동을 강화하여 현장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돈 선거 정황 발견 시에는 그 경로를 끝까지 추적하여 무관용원칙을 기반으로 위반자 전원에 대해서 고발 등 엄중조치 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명선거 목표가 달성하기 위해선 선관위의 노력뿐만 아니라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신중한 후보자 선택과 적극적인 신고·제보도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 조합을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갈 리더를 뽑는 자리이니만큼 후보자가 현재 조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후보자가 그리는 조합의 비전과 공약들이 허무맹랑하지 않고 실천가능하게 제시되는지 꼼꼼히 비교하고 검증해야한다. 또한 위반행위를 발견하게 되면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390번으로 신고·제보하면 된다.

3월8일 진행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와 다르게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만약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격리중이라면 ‘코로나19 격리자 특별투표소’를 이용하면 투표가 가능하다. 많은 조합원들의 투표권 행사가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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