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1,070만원으로 폭등…마리당 200만원~300만원 손해
사육 두수 ‘역대 최대’ 수입육까지…설 대목 한우농가 울상
도매가 27% 하락에도 소비자 가격 요지부동…생산비 보전 등 정부 대책 시급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한우 가격이 1년 사이 30%나 떨어진 반면 사료가격은 80%나 뛰어 한우농가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생산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에서 수입소고기 물량까지 더해져 민족명절인 설 대목을 앞두고도 도매가격 폭락이 이어져 과거 소 파동이 재연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우농가들은 1년 전만해도 30개월 된 소 한 마리 키우는데 사료비로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500만원 정도 든다.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200~3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은 1kg당 1만34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5% 감소했다. 지난해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인 1kg당 1만8,487원보다도 약 27% 감소한 수치다. 한우 한 마리 무게를 약 700kg으로 봤을 때, 도매 가격이 약 400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최근 무안 일로가축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암소 산지 시세도 일년전 1kg에 1만1,658원였던 평균 거래가격이 최근 8,752원으로 25%가량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초만 해도 숫송아지가 480만원에서 270만원, 암송아지는 280∼290만원에서 160∼170만원대로 100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경매시장이 얼어붙었다.

암소와 송아지 산지 가격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로 현재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소 값 파동이 벌어진 지난 2013년 수준보다 심각하다. 당시와 비교해 생산비가 60% 이상 급증했다.

소 값 하락 이유로는 2015년부터 한우 사육농가가 늘면서 전국 한우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공급이 많아졌고,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수입소고기에 할당관세를 적용, 무관세로 수입소고기 10만톤을 들여온 것이 한우 산지 가격 하락의 결정적 이유라는 지적이다.

한우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54만4,000마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상북도에 이어 두번째로 한우 사육 두수가 많은 전남도는 지난해 약 60만 마리의 한우를 길러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전국 한우 사육 마릿수는 350만 마리가 적정 수준이다.

농촌경제연구소는 “한우 사육 마릿수는 올 12월까지 355만8,000마리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자율적인 암소 감축을 통한 사육 마릿수 조절이 안 될 경우 송아지 생산과 도축 마릿수 증가로 한우 가격은 계속 하락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은 급등, 한우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대두박·소맥·볏짚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전쟁 전에는 사료 25kg 한 포대당 1만1,00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만5,000원이다. 여기에 금리, 인건비 등도 올라 도매가격만 떨어져 키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우 농가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소를 팔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21년 한우 도축량은 약 12만 마리였지만, 지난해 도축량은 약 14만 마리로 10% 증가했다.

이에 전남도는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사료 구매 자금 이자 지원과 한우 판촉에 적극 나서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민들은 언 발에 실효성이 낮은 오줌누기 수준으로 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축산업계와 한우 농가는 정부가 한우 가격 안정을 위해 생산비 보전과 소비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축산자조금 한우 60억원 증액 및 농가사료구매자금 확대 등 한우 생산비 절감과 소비촉진을 위한 예산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일시적 한우 수매를 통한 가격안정과 사료가격 인상분 차액지원, 유통단계 가격연동 점검 등 모든 대책을 열어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목포무안신안축협은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함께 하기 위해 무기한 대폭적인 한우 할인행사에 들어가 녹색한우타운 무안 판매장과 목포 판매장에서 최대 35%까지 특별할인을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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