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2022년은 답답한 한해였다.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는 계묘년(癸卯年) 새해 벽두지만 절망이 먼저 떠오른 건 왜일까?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게다.

임인년(壬寅年) 12월 끝자락마저 폭설과 한파로 매서웠다. 한파는 새해에도 이어져 올 한해 시련을 예고라도 한 듯 싶다. 모두들 새해 희망을 그려보지만 올 한해도 4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속에 지난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살림살이가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없어 건강하게 버티는 한해가 되어야 할 듯 싶다.

누구나 지금보다 앞으로의 삶이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기를 원한다. 그런데 의지만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닌 성 싶다. 일이 안 풀린다 싶으면 남의 탓부터 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변명하자면 일도 주변의 여건과 환경이 조성돼야 순조롭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는 정쟁으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5월의 대통령 선거는 역대 최고 비호감 속에 치러져 신승을 거둔 윤석열 정부는 무소불위의 법치를 지렛대로 삼아 전방위로 휘둘러 대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은 공포의 정치 시간만 있다. 무릇 정치라는 게 민생을 살찌우고 역사를 진전시켜야 하는 것인데, 지금의 정치판을 보면 전 세계에서 정치 분열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을 만큼 타협과 협치는 사라져 미래 희망도 비전도 없다.

경제는 최악이라는데 혼돈의 정치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막장 정치에 서민들의 일상은 무너지고 있다. 분노 조절이 안되는 정치는 혐오스럽기만 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고 이번 이태원참사를 지켜보면서도 공감과 위로, 진상규명과 대책을 논의하는 선의의 정치란 존재하지 않았다. 정치인에게는 국민과 함께하는 공감능력이 없는 듯 싶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해보고 그 사람을 이해하고자 애쓰는 것이 공감이다.

야당인 민주당도 존재감이 없다. 더구나 오랫동안 중앙정치 무대의 한복판을 지켰던 호남정치도 언제부터인지 변방에 머물러 있다. 결국 여야의 정쟁 구도가 격화되면서 민생은 멍들어 가고 그 피해는 국민이 보고 있다.

교수들이 지난 한해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여야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치 핵심의 본질은 개인, 집단의 이익분배로 모든 사람의 명과 암의 명운이 걸려있어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하고 고물가, 고금리에 서민의 새해는 더욱 혹독해지고 있다.

서민들은 이자폭탄에 지역 경제는 휘청 거린다. 허리띠를 졸라 매 ‘무지출 챌린지’를 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고금리에 돈줄이 막혀 경영 위기를 넘어 파산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국민 생활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는 집단이기주의자들이다. 약자인 척 강자들이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생계형 정치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채 우리 사회의 희망을 뺏고 있는 것이 문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정치인 핵심 덕목은 ‘애민(愛民)’이다. 그 애민은 보편적이고 포용력을 가져야 하고 편을 갈라서도 안된다.

새해는 정치인들은 왜 정치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해 보고 협치를 통해 민생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정치인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대리하고 있을 뿐이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반드시 쉼표를 찍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쉼표를 찍어야 할 때 마침표를 찍어 두고두고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새해는 쉼표와 마침표를 구분해서 제대로 찍을 줄 아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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