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난리인데… 공무원까지 ‘월급 7% 올려 달라’ 빗속 시위”
“허리띠 졸라매는 中 지방정부…공무원 임금 최대 40% 삭감”
“공무원 노조 월급 7%인상 요구 대통령 실 앞 시위”

[무안신문]

전국공무원노조를 비롯한 공무원노동조합 3개 단체가 지난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했던 ‘공무원보수위원회 위상강화 촉구 결의대회’ 를 보도하면서 뽑은 기사의 제목들이다.

‘물가도 불안한데, 공무원까지 이렇게 나서야 되겠느냐?’ ‘무엇이 부족하다고 비까지 맞아가며 시위를 하느냐?’라는 뉘앙스이다. 또, 어떤 언론은 한 수 더 떠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재정 악화로 지방정부들이 공무원의 급여를 삭감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래, 이쯤 되면 공무원조직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이 어떻다는 것쯤은 짐작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갑자기 ‘기레기’ 와 ‘찌라시’ 라는 말이 뇌리에 박힌다. ‘기레기’는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 놓은 말이고, ‘찌라시’ 는 주장이나 사물의 존재가치 따위를 알리기 위해 만든 종이쪼가리를 속되게 이르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물가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니 공무원도 힘을 보태라고 했으면 서운함이라도 덜할 텐데 말이다. 그건 그렇고, 공무원은 월급을 올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지 묻고 싶다. 또, ‘공무원까지’라고 하니 언제부터 공무원이 칼자루를 쥔 자들과 대등한 위치에 있었으며, 같은 편(?)이었던가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것이다.

더도 덜도 말고 올려달라는 폭이 꼭 그 만큼인 물가상승률 전망치(2.7%)와 지난해 실질임금 감소분(4.7%)을 합친 수치에 불과한데도 그것이 많다는 것인지? 물론, 요구를 한다고 해도 그대로 들어줄리 만무하다는 것을 알기에 쓴웃음이 먼저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위직) 공무원의 봉급은 얼마나 될까? 필자는 서울올림픽이 끝나고 그 이듬해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으니 삼십 년이 넘는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연륜을 쌓았으니 어느 정도 호봉(號俸)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연말 정산을 해서 근로소득세로 떼일지언정 입에 풀칠할 정도는 되는 것이다. 봉급이 적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갓 공직에 임용된 신출내기 직원들은 다르다. 한 달에 200만원도 안 되는 수령액으로 연명(延命)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젊은 직원들의 궁핍함은 더했으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으레 고통분담의 주체가 되었던 것이 공무원조직이었으니 말이다.

그것은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정글처럼 칼자루를 쥔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며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기 위해 가장 만만해 보이는 부류들이나 집단에 대해서 먼저 희생을 강요해 왔기 때문이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나랏밥을 먹으며 터득한 것이 있다면 그래도 공직은 긍지(矜持)와 자긍심(自矜心)이 없이는 해내기 어려운 직업이라는 것을 알았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과 분노를 삭이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도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본분을 다하기 위해 고심해왔으니 말이다.

공무원노동조합의 임금 7.4% 인상요구에 대해서 혹자들은 말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상황도 그렇고 국내 물가도 불안한데 지나치지 않으냐고! 하지만, 7.4%인상은 서두에서 밝혔듯 마지노선이고 최소한의 요구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다.

또, 인사혁신처 훈령에 불과한 공무원보수위원회 규정을 총리령 이상으로 법제화하고 심의기구로 위상을 강화하라는 것이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무원 임금 빼고 다 올랐는데, 공무원임금 인상하라는 것이 결코 과하거나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자연인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도 않았으면서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두어해 전 공직에 들어온 젊은 직원 ‘언제 적금 넣고 돈을 모아 장가를 가냐?’ 면서 내쉬는 한숨을 그냥 모른 채 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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