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한 해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진 적은 지난 2002년 이후 20년 만이라고 한다.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발행인 박금남
발행인 박금남

그런데 이들 두 선거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지역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선거지만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린 대통령선거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내로남불 네거티브 공방으로 대한민국 정치 현실을 보여주며 국민들에게 정치적 피로도를 높였다. 후보 본인들의 도덕성, 자질 논란, 잇따른 실언, 가족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한없이 추락해 사상 최악의 대선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대선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반응들이다. “누가 된들 무슨 상관이냐,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들을 반추하는 뜻이 묻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선 3개월 만에 치루는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한 예비후보들은 그 동안 대선캠프에 연줄을 대는 것이 더 급했고, 눈치 보며 충성에 혈안이 돼 있어 국민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정치가 정치답지 못해 이념과 지역, 성별, 특정 계층으로 편을 가르는데 열심이었던 이유도 정치에 등을 돌리게 했다.

하지만 관심이 있든 없든 6월1일은 우리의 삶과 지역발전을 좌우하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는 치러진다.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현직들은 다시 한번, 그리고 신인 정치인들은 정치 등용문 입성을 위해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 ‘그들만의 리그전’도 식상함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선거에는 우리가 관심을 갖든 갖지 않든 간에 적잖은 혈세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내가 낸 세금으로 그들만의 정치 선거판을 만들어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로 선출되는 이들이 준비조차 없다가 어쩌다 선출돼 생계형 정치 특권층으로 부상하는 것을 더 이상 방기해서도 안된다.

역대 선거를 보더라도 혈세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이들이 과연 세금값을 했을까? 무관심은 패배주의 전락이다.

2018년 전국지방선거 예산이 1조원이 넘었다고 한다.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이 지출 비용까지 더하면,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돈 선거임에 틀림없다. 선거 때마다 상호 비방 갈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지역발전을 후퇴시키는 결과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이제 끝내야 한다.

농어촌에 기반을 둔 기초자치선거는 혈연, 학연, 지연 등이 여전하다. 현직들의 업무성과가 객관성, 신뢰성 없는 시상에 따른 일방적인 선전 홍보만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는 후보자 정보에 대해 언론,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크지만, 이에 대한 역할기대가 어려운 것도 지역사회 한계인만큼 시민의식 성숙을 위한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의 정치 무관심을 이용하는 정당의 모습이 변해야 한다. 정당은 지방선거를 정치적 판단으로 몰고 가선 안된다. 지방선거는 내가 살고있는 지역 살림을 맡길 사람을 뽑는 일이다. 우리지역은 민주당 공천이 본선이라고 일컬어 질 만큼, 특정 정당 지지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 검증으로 도덕성, 자치의식,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공천하여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해 준 지역민에 대한 보답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왠지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내놓은 후보 경선기준을 보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능력있는 후보가 선출될지는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지방선거가 무안의 향후 4년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그 책임은 오롯이 유권자에게 있다. ‘국민은 딱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한다. 간단한 이치 같지만 이면에는 무섭고 엄중한 현실이 있다.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라고 일갈했던 고 함석헌 옹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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