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나광국 의원(더불어민주당, 무안2)
나광국 의원(더불어민주당, 무안2)

신석기 시대 정착 문명을 발생시켰던 인류 최초의 저장도구, 토기. 아마도 인간이 흙을 원료로 만든 것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그릇일 것이다. 흙에 물을 붓고 잘 빚어 열을 가하면 단단해진다는 원리를 발견한 순간 그릇은 탄생하였다. 흙을 빚어 높은 온도에서 구워낸 그릇 도자기는 좋은 흙과 높은 온도의 융합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전남 서남권은 예로부터 도자(陶瓷) 산업이 발달하였다. 도자기 고품질 핵심 원료인 점토, 납석, 도석의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양질의 원료를 담보할 수 있었으며, 충분한 땔감과 영산강을 활용한 해상 운송로의 발달은 오랜 역사에 걸쳐 전남 서남권이 영산강 도자 산업 벨트를 구축하기에 충분했다.

무안은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의 탄생지로, 찻잔과 다관 등을 무안의 분청사기로 발전시킨 역사성이 두드러진다. 영암군 구림리는 우리나라 최초로 유약을 칠한 시유도기 발상지로 현대까지 명맥이 이어져 내려온다. 해남군 산이면에는 10~11세기 우리나라 청자 발상지로 청자(녹청자)를 만들어 낸 가마터 110여 개가 있으며, 강진군 대구면 일대의 청자도요지는 11~13세기 청자 중흥기를 견인한 대표적인 도요지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1942년 목포에서 국내 최초 환원백자를 생산하는 행남자기가 설립되어 백색, 고 투광성, 치밀질의 생활자기를 대량생산했다. 이 시기 꾸준히 양성되어 배출된 전문인력들이 현재의 목포·무안 지역의 생활도자 70여 개소로 확산됐으며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통해 목포와 무안에 도자기 산업의 집적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전남지역 도자 산업 관련 업체는 총 180개로 무안(57), 강진(37), 목포(5), 기타 80개이며 무안~목포가 40%, 강진 25%, 기타 35%를 차지한다. 특히 무안 생활자기 클러스터는 근로자 20인 이상 도자업체 중 전국의 약 60%가 밀집되어 연간 373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지역 특구(2005)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 도자산업특구 2019년 매출액 88억 원보다 월등히 많은 매출액으로 명실상부 국내 최대 도자 생산지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남지역의 도자 산업은 국내 최대 생산력과 우수한 기술력, 양질의 핵심 원료를 지역 내에서 자체 조달 가능한 도자 산업 클러스터를 이미 형성하고 있음에도 큰 발전 없이 1970년대 생활자기 호황 시대를 끝으로 점차 쇠락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환경적,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발전과정을 주도해 온 전남 도자기 산업의 부흥을 다시금 일으켜야 한다. 전남의 신성장 미래먹거리로 도자 산업을 인식하고 고부가가치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하여 적극 육성·발전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능성 첨단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기능성 소재 개발 및 기능·기술·연구 인력 양성을 위한 도자산업특구를 지정하고 산학연관 협의체를 가동해 각각의 역할을 정하고 적극적인 활로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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