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정기연(전 영암신북초 교장 몽탄 출신)
정기연(전 영암신북초 교장 몽탄 출신)

인간은 서로 만나 사회와 국가를 이루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려고 서로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이를 문서로 만든 것이 법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나랏법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이 모인 국회에서 제정하며, 국가는 국회에서 만든 법에 따라 지도자를 선출해 정치하는 민주주의 국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재판이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법을 잘 만들고 법을 잘 지키면 정의로운 사회와 바람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법을 만들고 법으로 모든 삶을 규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법과 도덕과 윤리로 무엇이 옳으며, 무엇이 틀렸으며, 어떤 일은 해야 하며, 어떤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규제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을 만들고 법으로 규제하는 것도 중요하나 법을 지켜야 할 마음과 양심은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법을 잘 지키지 않아 말썽을 일으키고 있으며 제20대 대통령선거 초반부터 법을 위반한 후보가 있어 국민을 실망하게 한다.


좋은 법을 만들어도 그 법을 지킬 마음과 양심이 없으면 법은 아무 효력이 없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국민으로서 준법정신을 기르려면 법 개정보다 양심개정이 우선돼야 한다. 법보다 양심이 앞서 실천하며 부끄럼이 없는 대통령 후보가 선보였으면 한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도덕 철학을 높이 세운 위대한 독일의 철학자며 양심대로 살려고 노력하며 실천한 사람이다. 그의 묘비에는 ‘생각을 거듭할수록 감탄과 경외로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의 머리 위에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이며, 또 다른 하나는 내 안의 도덕 법칙이다.’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하늘의 별처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양심이 자기 마음속에 또렷이 빛나고 있다는 것이다.


칸트가 도덕법칙을 강조한 것은 아버지에게 받은 영향이 컸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말을 타고 산길을 지날 때였다, 강도들이 그에게 가진 것을 빼앗은 뒤 물었다. “숨긴 것이 더 없느냐?” “없습니다.” “그럼, 이제 가거라.” 물건을 빼앗은 강도들은 그를 놓아주었다. 그런데 길을 가던 칸트의 아버지는 바지춤에 숨겨둔 금덩어리가 있음을 늦게 발견하였다. 그는 강도들에게로 다시 돌아가서 “조금 전에는 경황이 없어 숨긴 것이 없다고 했지만, 지금 보니 이 금덩이가 남아 있습니다. 받으십시오.” 그 말에 강도들은 빼앗은 물건마저 돌려주면서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감나무에 감이 열리고 배나무에 배가 열리는 법이다. 정직한 아버지에게서 양심의 횃불을 밝힌 위대한 철학자가 태어날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지도층 인사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증거가 드러나도 갖은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한다. 그들의 마음속에 칸트의 아버지처럼 양심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정치 지도자는 법을 잘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법보다 앞서 양심대로 살며 본을 보여야 한다. 민선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을 비롯한 대통령 후보가 전과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있는 국가가 자랑스러운 선진국이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좋은 민주 헌법과 국법을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법규 위반자가 많은 부끄러운 나라다.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운 선진국이 되려면 법을 만드는 국회와 법을 집행하는 정부, 법원에서 일하는 지도자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모범을 보이는 선진국 만들기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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