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정기연(전 영암신북초교장, 몽탄출신)
정기연(전 영암신북초교장, 몽탄출신)

요즘 자동차를 타고 농촌 지역을 지나다보면 빨갛게 피어 있는 배롱나무꽃을 쉽게 볼 수 있다.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는 방풍, 방진, 방서, 방한의 효과도 있지만, 가로수가 그 지역 특화된 미관을 장식하는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봄에 벚꽃축제장을 가보면 길가 벚꽃 가로수 축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벚나무 가로수가 경관이다. 가을에는 단풍나무 가로수 경관이 관광객을 유인하고, 여름철에는 배롱나무 가로수가 경관을 이루고 있다. 

가로수 벚꽃은 화려하지만, 개화 기간이 10여 일이라 아쉬운데, 개화 기간이 긴 꽃길 가로수로 등장한 것이 배롱나무와 무궁화나무다. 
여름에 접어든 요즘 도로변 곳곳에는 배롱나무 꽃길이 운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배롱나무는 백일홍(百日紅) 나무라고도 하며 여름철에 백일 간 꽃을 피고지기를 반복하면서 지어진 이름이기도 하다.

전남 도내 나주시, 무안군, 보성군, 영암군 등 각 시군에서도 배롱나무 가로수를 구간별로 심어 꽃길을 만들었으며 배롱나무에서 풍기는 동양화적인 미감을 느끼게 한다.
배롱나무는 전라남도에서 가로수로 채택하여 심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다. 배롱나무가 가로수로 채택되어 심기 시작하면서 재배법이 보급되어 묘목을 대량생산해 재배하는 곳도 생기게 되어 배롱나무의 식재 면적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가로수가 공해를 주는 수종이 되어서는 안 되며, 가능한 사철 푸르고 꽃이 피는 나무가 바람직한데 대부분 나무는 개화기가 짧은 반면 무궁화와 배롱나무는 개화 기간이 100여 일이 된다. 

필자는 2001년 터키 여행 중 이스탄불 시가지에 심어진 배롱나무 가로수를 보면서 감격했던 적이 있다. 따라서 교직 재직 중에 배롱나무를 가로수로 보급하려고 배롱나무 묘목 생산방법을 시범적으로 학교에서 시도해보고 생산된 묘목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마을 단위로도 나누어 주기도 했었다. 배롱나무는 꺾꽂이도 잘되고 씨앗으로 심어도 발아가 잘되어 많은 묘목을 그해에 쉽게 생산할 수 있다. 천박한 땅에서도 잘 자랐다. 

배롱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꽃의 색상은 빨강 분홍 흰색을 나타내는 수종으로 분류된다. 한방에서 방광염 치료 특효제로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배롱나무를 사찰이나 묘지에 심고 가꾸는 경향이 높다. 
아름다운 배롱나무 가로수 꽃길을 달리면서 배롱나무를 가로수로 채택해 심고 가꾼 전남도민들의 앞을 내다보는 지혜와 꽃나무를 가꾸는 정성에 찬사와 감사를 보내면서 배롱나무 꽃길을 조성하려던 필자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 흐뭇한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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