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기술 교본 없고, 초기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아)

[무안신문]

이재광(무안군 식량정책담당)
이재광(무안군 식량정책담당)

지난 토요일 오후 무료함을 달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전날 SNS상에서 나눈 대화가 계기가 되어 도내 모 군에 소재한 애플망고 농장 견학을 가기로 했던 일행들이 읍내로 나오고 있다는 연락이다.

그렇게 만나서 다녀온 아름농원은 연초 지사님이 도민과의 대화 중에 농장방문을 약속하고 지난 4월 셋째 주 토요일에 다녀가신 곳이기도 하다. 사실, 묘목을 식재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필자도 다녀왔기에 그동안 하우스 안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했었다.

1,000여 평의 비닐하우스에 450주의 애플망고를 식재하여 친구가 혼자서 관리를 해오고 있다. 남자들도 힘든 일들을 해내는 모습을 언론 보도를 통해 지켜보면서 왜소한 체구에 저런 힘이 어디서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2017년에 제주도에서 묘목을 구입해 식재를 했으니 올해로 5년 차인 셈이다. 며칠 전부터 수확에 들어갔으니 앞으로 두 달가량 계속된다는 것이다. 보통 5~6개들이 망고 한 상자의 가격이 20만원이면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도 없어서 못 판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에서 재배 생산되는 망고는 수입 산과 달리 완숙상태에서 수확해 전량 백화점에 납품이 되고 있으며, 당도가 뛰어나고 품질이 좋아서 호주산 망고 가격에 비해 3배가 비싼데도 먹을거리의 안전성을 우려한 탓에 소비자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하우스 안을 둘러보니 접목을 해놓은 묘목 포트들이 보인다. 얘기를 들어보니 종자를 따로 구입해서 대목으로 키워 직접 접목을 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작업시기를 잘 맞춰 접목해도 성공률은 30% 조금 넘는다고 하니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어려운 작업은 망고의 꽃대를 유도해서 꽃을 분화시키는 과정인데, 조경하면서 터득한 전문지식 덕분에 수월하게 해낸다는 자화자찬 같은 얘기를 우리 일행에게 해 준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도내에는 20여 농가가 망고를 재배하지만 2~3 농가만이 수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애플망고와 관련한 이렇다 할 재배기술에 대한 교본이 없다 보니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간 터득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일도 소홀하지 않는단다. 그렇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망고를 재배하는 농가들끼리 모여 자신들의 경험과 재배기술을 비교해 가며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이고, 누구도 해보지 않았기에 고생을 사서 하는 것 같아 애잔함이 앞서기에 ‘힘들지 않느냐?’ 고 물었더니, 이 친구는 ‘즐기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친구들 농업과 생물의 기본도 무시한 채 편이성만 추구한 나머지 스마트 팜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해 준다.

초장기라 수확량이 많지 않아 현장 직거래를 통해 전량출하를 하고 있지만, 당분간을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니 판매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면서 한 번 묘목을 식재해서 관리를 하면 70년 이상 수확을 할 수 있고, 또 수목이 커가면서 상품의 질이 좋아진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서 아열대작물과 아열대과수를 말하는데, 애플망고라고 하는 생소한 열대과일에 도전을 한 친구를 보면서 문득 “단풍 ​든 숲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로 시작하는 로버트 프르스트의 ‘두 갈래 길”이라는 시와 서산대사의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마라)” 라는 한시를 떠 올리게 된다.

개척자나 선구자의 길은 항상 험난하고 고달프다. 초창기라서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결과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10년 후 아니 그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안목과 무엇보다 일을 즐기면서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친구의 바람처럼 애플망고 작목반이 구성이 되고, 재배단지 규모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뒤로하고 농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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