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컴퓨터 게임과 TV시청

바야흐로 나른함과 춘곤증의 계절인 봄이 다가왔다.
봄이 시작되면서 따뜻한 양지쪽에 앉으면 나른하게 눈이 감기고 졸음이 온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점심식사 후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종일 교실에 한자세로 앉아 수업을 받는 우리 고교생들의 춘곤증은 어느정도일까?

수업시간에 고교생들이 조는원인과 조는방법 들에 대해 알아보자.

교생들이 수업시간에 조는 원인은 다섯 유형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나는야 학구파’. 학원, 과외, 야간자습, 그리고도 모자라 잠잘 시간을 쪼개어 자기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학구파집단은 한 반에 2∼3명에 불과하다.

두 번째‘컴퓨터야 놀자’.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온라인 게임 열풍. 특히 여고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게임은 넷마블과 테트리스. 또 이메일 확인이나 인터넷으로 버디버디, 다모임 같은 모임동아리에 들어가 친구들과 밤늦도록 수다를 떨기에 다음날 학교에 오면 지치고 피로하니까 졸게 된다고 한다.

세 번째‘TV 없으면 못살아’. 고교생들 중에는 아직도 텔레비전을 잊지 못해 밤늦도록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등교하는 친구들이 많다. 특히 요즘은 인기가요그룹인‘신화’의 컴백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명낭소녀 성공기’,‘유리구두’,‘햇빛사냥’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일주일 내내 챙겨보느라 밤이면 잠을 못 자는 친구들이 많다. 드라마 뿐 아니라, 뒤이어서 다른 프로들까지도 다 본 후에는 케이블 방송으로 상영되는 뮤직비디오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나오는 프로들을 시청한단다. 물론 텔레비전말고도 라디오의 영향력도 대단하다고.

네 번째‘난 밤이 좋아’. 일명 올빼미과 학생들. 밤만 되면 아주 생생한데, 낮에는 그냥 힘이 없어서 수업시간에 졸고, 밤이 되면 괜히 잠도 안 오고 힘이 생기는 타입이다. 물론 수업시간에 선생님들 눈치봐가며 푹 잔 덕분이기도 하지만. 특히 기숙사 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하루종일 갑갑한 교실에서 책과 시름하다가 밤늦게 들어와서 마주하게 되는 반가운 동료들과 수다를 떨며 밤새 활동하느라 잠을 못 잔다고도 한다. 사감 선생님은 이런 친구들을 보고‘어둠의 자식들’이라고 칭하기도 한단다.

다섯 번째‘전형적인 졸음의 원인’. 수업이 지루하고 딱딱하다 보니, 전날 잠을 푹 잤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수업 중 조금이라도 아는 내용이 나오면 어느 정도 공감을 하며 수업에 충실하려고 노력도 해 보지만, 혼자 알아듣지도 못하는 어려운말들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 시간에는 특히 많이 존다고 한다.

그렇다면 밤새 수다떨고, TV 보고, 컴퓨터 게임 하느라 잠을 못 잔 친구들은 과연 수업시간에 어떻게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잠을 잘까?

친구들의 조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첫 번째‘대놓고 잔다’. 선생님들 중에 아예 무관심하거나, 좀 만만한(?) 선생님들 시간에는 그냥 대놓고 자는 친구들이 많다. 이 타입은 잠을 자다가 혹시나 중간에 선생님들에게 들키는 일이 발생하면 아프다고 대출 얼버무리고 끝까지 자는 경우가 태반이란다. 거의 학업은 포기한 학생들이 여기에 많이 속한단다.

두 번째‘몰래 몰래 잔다’. 선생님은 무서운데 잠은 오고, 이럴 땐 정말 미치는 일이다. 잠 좀 자려고 하면 선생님이 쳐다보고. 이럴 때는 그냥 고개를 숙이고 수업을 듣는 척 하면서 그냥 눈만 감고 자는 친구들이 많다. 이것도 초보는 안되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이런 학생들은 손에는 펜을 들어야 하고, 고개는 책을 보는 것처럼 약간만 숙여야 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창가에 기대어’. 이건 벽에 가까이 있는 친구들만이 가능한 방법으로, 잠깐 잠깐씩 옆에 있는 벽에 기대어 앞머리로 눈을 가리고 잔다.

네 번째‘정말 노력파’. 공부는 해야하고, 졸음은 오고, 절대 자서는 안되고. 이런 부류는 펜으로 얼굴을 지탱시켜 보기도 하고, 책으로 머리를 고정시켜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어서 선생님들에게 매를 맞기도 하는 짠한 부류들이다.

다섯 번째‘억지로 참는 발버둥 형’. 잠을 안 자려고 자신의 손, 발, 볼 등을 꼬집거나 몸에 고통을 주면서까지 억지로 참는 유형이다. 정말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잠들어서 수업을 놓치는 것보다는 덜 하다고 여겨질 때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란다.
학생들은 이처럼 중요한 과목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신력이나 깡으로 버티는 친구들이 많지만, 그 외 부수적이라고 느껴지는 기타 과목시간에는 틈틈이 자거나 쉬는 시간에 책상에 엎드려서 자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선생님들은 졸고있는 학생들에게 세수를 하고 오라거나, 뒤에 나가 서 있다가 졸음이 깨면 다시 자리에 앉으라고 권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물론 이렇게 해서 졸음이 확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처럼 이해해 주는 선생님들이 있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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