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흰불나방·모기·깔따구 등 해충 전년대비 크게 증가
폭염·폭우·따뜻한 겨울 원인…침수된 농경지 2차 피해 우려

[무안신문=곽주영 기자] 요즘 농촌과 남악지역 도심이 각종 벌레들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농경지의 경우 이번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벌레 등 해충까지 기승을 부려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최근 전남지역에 벌레와 관련된 각종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 곳곳에 창궐해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 내 정원수에 극심한 피해를 줬던 병해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올해 전역에 출몰하고 있다.

최대 30㎜까지 자라는 이 나방 유충은 보통 6~8월까지 활동하면서 식성이 좋아 침엽수를 제외한 모든 활엽수에 피해를 주는 데 올해는 주택가에 모습을 드러내 피해를 주고 있다.

‘여름의 불청객’ 모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집중호우로 모기 유충이 발생할 수 있는 물 웅덩이가 늘었고 기온까지 오르면서 모기들이 높은 활동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일본뇌염 매개모기 주간 감시현황(지난 8일 기준)에 따르면 일본뇌염 매개모기는 평균 107개체가 발견돼, 평년 60개체 대비 47개체(78.3%)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5% 늘어난 수치로 전남에서는 올해 3월24일 첫 일본 뇌염 매개모기가 확인됐고 지난달에는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장마철 내린 폭우로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던 전남지역은 침수 벼 병해충으로 2차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잦은 강우에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벼의 생육을 방해하는 도열병은 전년보다 135% 이상 증가했고 벼를 썩게 만드는 잎집무늬마름병도 18.9% 나 늘었다.

벼의 주요 해충인 혹명나방은 성충밀도가 전년보다 높아 많은 피해가 예상되고 벼를 갉아먹고 바이러스까지 전파하는 벼멸구와 흰등멸구도 장마 이후 비래량이 많아지고 있다.

벼와 옥수수를 갉아먹는 해충인 먹노린재와 물바구미도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또 중국에서 비래하는 열대거세미나방 또한 지난해 대비 36.4% 증가한 전남 10개 시·군에서 발견됐다. 나방이 집단 발생할 경우 작물 수확량은 2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화장실 배수 계통을 타고 들어온 벌레가 극성을 부리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

이 같은 벌레들의 습격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상기온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 겨울이 따뜻했던 데다 산란 시기에 맞춰 폭염·폭우가 발생하면서 벌레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요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남 지역 겨울철 평균기온은 4.8도로 평년(2.8도)보다 2도 높았으며, 겨울철 평년 최고기온도 9.4도(평년 7.8도)에 달했다.

또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 살충방역보다 코로나 방역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여기에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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