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필요해서 부탁을 드리려는데...)

[무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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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무안군청 환경농업팀장)

각설하고 마스크만이 대안인가?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 ‘코로나19’ 로 다시 명명이 되면서 이 독버섯 같은 바이러스가 전국을 초토화 시킬 기세이다. 인류 문명이 진보되고 과학기술이 발달을 했어도 아직 이것을 꺾을 치료약은 없단다. 자고 일어나 눈을 뜨면서 늘어난 확진자 숫자에 더럭 겁이 나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

어제보다 몇 명이 아니라 기하급수적(幾何級數的)으로 늘어난 숫자들이 실감이 나지 않다는 것이다. 끔찍하다. 아니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그 자체가 무섭다.

“안녕하세요? 누구누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많이 바쁘시지요? 저희 농장에서도 마스크가 필요해서 부탁드리려고 문자 드립니다. 혹시 저희 주실 양이 좀 될까요?”

며칠 전 평소 이물 없이 지내며 물심양면 행정에 도움을 주시던 분께서 이런 메시지를 오후(3시쯤)에 남겨 놓았는데, 출장길 미처 확인을 못하고 퇴근 후 밤늦게 확인을 하고는 전화를 드릴까 하다가 접었다. 휴대폰의 통화버튼을 누르는 게 쉽지가 않았다.

누군가가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때 힘이 돼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어쩌면 코로나에 찌든 가슴 한구석이 딱딱하게 섬유질화 되는 느낌이었다.

“마스크... 마스크와의 전쟁 중입니다. 어쩌다 이리되었는지? 저도 면 마스크 쓰고 다니다가 어떻게 구해서 쓰고 있는데, 이틀에 하나씩 충당하기도 어렵네요”

마스크 논란, 아니 마스크 대란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아니라 마스크와의 전쟁이 되어 버린 일상들이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마스크 취급업자들은 그들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말이다.

그런데, 그 마스크는 꼭 써야만 하는가? 국내에서 하루에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스크의 최대물량은 1,200만장이란다. 전 국민(5천1백만 명)중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을 절반(2천5백만 명)으로 추정한다 해도 해도 절반은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이 아니더라도 이틀에 한 장 꼴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숫자노름 자체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방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는 코로나19정국에서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손소독과 마스크 착용이라는 얘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기에 더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는 마스크 대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일부 못된 유통업자들의 사재기와 비축에도 있겠지만, 불안을 조장하는 언론과 총선 분위기에 편승한 정치권, 개인욕심으로 인한 과수요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엊그제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분이 직접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신촌 하나로 마트에 나갔다가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번호표만 받아 왔다는 것이다. 물론, 야당 대표가 마스크 한 장을 구하지 못해서 직접 마트까지 갔겠는가? 정부여당 하는 것이 성에 안 차기에 무언가 꺼리를 찾기 위함이 아니었겠는가?

정부와 여권에 묻는다. 지금 이 시각 우체국 앞에 농협마트 앞에 약국 앞에 늘어선 마스크 구매행렬이 보이지 않는가? 좀 더 솔직해지자! 시인할 것은 시인하고, 그냥 KF80이나 KF94 보건용 마스크가 없으면 신천지 집단지나 코로나19가 창궐지역이 아니면 면 마스크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또, 일회용 마스크도 필터만 교체해서 재활용하는 법을 홍보했으면 어땠을까?

아직도 나만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나 보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 대한 사재기와 매점매석으로 적발되었다는 뉴스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 전시상황이라도 이랬을까? 국민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챙기고, 시장 질서를 문란케 하였으니 엄벌로 다스려야 하건만, 모르긴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벌금 몇 푼으로 끝날 것이다.

좀 더 강한 정부의 모습을 아니 공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한다. 무엇보다 못된 언론부터 손을 봐줬으면.... 공공물량 한계를 알리고 자제시킬 필요가 있건만 비판에만 몰두한 채 공적 균형감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다시 정부가 마스크 대책을 내놓았다. 일주일에 1인 2장, 구매 5일제라는 사실상 배급제인 것이다. 그래, 이번에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명분도 의욕도 상실했다면 마스크 생산중단을 선언했다는 마스크 생산업체까지 생겨났다는데 사족(蛇足)은 달지 않으련다.(2020.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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