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경력보다 봉사하는 삶이 더 은혜롭다

국악과 서양음악을 두루 섭렵한 KBS국악관현악단 지휘자 임평룡(48)그는 목포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목포 산정초등학교와 목포중학교를 졸업한 뒤 어릴 적부터 꿈꾸어 왔던 지휘자의 길을 가기 위해 서울예고에 진학했다. 그 후 음악세계의 폭을 넓히기 위해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각각 국악과 음악교육학을 전공했다. 틈틈이 곡을 쓰면서 선화예고 음악교사로 재직하던 70년대 후반 음악에의 열정은 2년 동안의 교직을 접게 만들었다. 오로지 음악이라는 외길을 선택한 그는 지난 80년 겨울 속마음까지 알고 지내던 김자경 오페라단의 지휘자 김승남씨의 소개로 소프라노의 거목 김자경씨를 만나게 된다.

김자경씨는 임평룡씨가 서양음악과 우리 국악을 폭 넓게 공부하는 열성적인 면을 보고, 그가 앞으로 우리만의 창작 오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지휘자로서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고 음악에의 끝없는 열정은 그로 하여금 유학의 길을 떠나게 했다.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 모짤테움 국립음악대학에서 작곡과와 오케스트라 지휘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어렵게 강행했던 유학의 길이 새로운 음악적 세계와 영역을 구축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유학후 김자경 오페라단에서 2년동안상임지휘자로 서울 로얄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역임하면서 92년도부터 소피의 필하모니를 필두로 유럽공연만 아홉 차례를 가졌다고 한다. 지칠 줄 모르는 음악적 열정은 97년 영국 캠브리지 세계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이 수록되었고 2000년 4월에는 20세기 뛰어난 음악가로 선정 수록하고 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과 명예는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말하는 임평룡씨는 독실한 크리스천.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는 자기것이 아니라 나누어 써야 한다는 진심 어린 애정으로 미자립 교회 소외된 계층을 위해 시간을 쪼개 봉사의 발길 또한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두 사람의 교회 신자들과 함께 개척교회 성가대를 조직하기도 했다. 어렵고 지친 이웃들을 위해 음악적 재능을 쓰고 있는 임평룡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낮은데로 임하소서의 저자 안요한 목사의 영향이었다고 한다.
선배인 김승남 목사의 주선으로 안요한 목사와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82년 1월 첫주일부터 새빛 맹인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덩그러니 앉아있는 다섯명의 시각장애인 성가대원과 피아노대신 오르간 한 대로 시작한 성가대는 성악을 전공한 아내의 도움을 받아 연습시간을 3∼4시간씩을 할애해야만 했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성가대는 점차 활성화되고 어느 특전사 여군장교가 피아노를 기증해주면서 원만히 성가대를 꾸릴 수 있었다고 한다.

기교 면에서는 뒤지지만 신앙적 신실함으로 그들의 성가합창은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에 커다란 감동을 주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음악선교회를 조직 ‘한센병환자 선교회’를 위해 후원음악 예배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아내의 도움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음악세계를 추구하는 그는 이미 세계적인 지휘자로 도약하고 있었고 그런 그의 뒤에는 늘 어려운 교회를 돕는 일이 그가 지향하는 생활 속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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