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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도, 농게도, 도요새도 행복한 갯벌로
김준(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2019년 07월 29일 (월) 11:58:21 김준(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muannews05@hanmail.net
   

[무안신문] 올여름은 우리 밥상에 양파 풍년이다. 무안양파, 신안양파, 나주양파. 돌아가면서 먹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양파가 맵지 않다는 ‘대단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호들갑이다.

붉은 황토갯벌로 유명한 무안은 양파의 본고장이다. 황토밭에는 양파가 뒹굴지만, 여름철 황토갯벌에는 농게들의 잔치가 벌어졌다. 모래가 있는 조간대 상부에서 귀한 흰발농게도 존재감을 뽐낸다. 아직 방학은 이르고, 휴가철도 좀 남았으니 지금처럼 좋은 때가 있으랴.

오랜만에 무안갯벌을 둘러봤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무안갯벌을 들락거린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 습지보호지역 제1호 갯벌이다. 영산강4단계 사업이 백지화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갯벌이었다. 당시 시화호가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새만금은 찬성과 반대로 전국이 시끄럽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전무후무하게 국책사업이 백지화됐다.

그러고 나서 만들어진 것이 ‘무안갯벌생태전시관’이다. 오롯이 해양수산부의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관련전문가들과 부처에서는 ‘1호 연안습지’에 걸맞게 연안습지의 보전과 교육 그리고 어촌관광에 큰 역할을 기대했다. 이어 람사르습지로 등재됐고, 갯벌세계유산 잠정목록에도 올랐다. 그 사이에 무안갯벌 축제도 개최하고, 국내외 전문가와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했다. 북해갯벌의 와덴해, 미국 노아 등 유럽과 미국의 연안습지 전문가들도 관심을 가졌다.

◇ ‘연안습지’ 브랜드 팽개친 갯벌축제

무안군은 2012년 5월 ‘무안갯벌 문화제’를 시작으로 매년 갯벌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황토갯벌축제로 전환했다. 매향제와 놀이마당 중심의 무안갯벌문화제를 축제형식으로 바꿨다.

사실 갯벌축제는 서해안 곳곳에서 유사한 형태로 여름철에 집중해 개최되고 있다. 반면에 ‘갯벌문화제’는 내용과 형식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아 어렵지만 그만큼 독특한 축제가 될 수 있었다. 매향제나 놀이마당이 중심이 되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는 딱 거기까지였다.

축제의 규모는 커졌지만 제1호 ‘연안습지’의 브랜드는 찾기 어려웠다. 무안갯벌에 부여된 가치, 어느 갯벌도 가지 못한 브랜드를 팽개쳤다. 어디에서나 하는 갯벌축제와 다를 바 없는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 사실 갯벌축제가 그렇지만 더욱 연안습지 보호구역에서의 축제는 낙지잡기, 망둑어잡기 등 가둬놓고 맨손으로 갯벌생물을 잡는 프로그램은 지양돼야 한다. 잡는 체험이 아니라 갯벌생물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방문객이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또 다른 아쉬움은 황토갯벌랜드의 시설 운영이다. 황토갯벌랜드에는 생태갯벌과학관, 갯벌생태공원, 분재전시관 외에 국민여가 캠핑장을 운영 중이다. 캠핑장은 카라반, 방갈로 등 시설물로 이뤄져 있어 일자리 창출과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제격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무안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 갯벌랜드, 주민주도 운영 전환돼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 단점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민간영역과 경쟁 아닌 경쟁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무안에는 톱머리, 홀통, 청계, 구로, 송계 그리고 탄도만과 무안만 일대에 크고 작은 펜션 등 숙박시설과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여행객은 민간이 운영하는 것보다 공공이 운영하는 시설물을 선호한다. 당장 무안군으로 들어오는 여행객 유치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안군 관광인프라, 여행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배후에 있는 용산마을 주민들은 법인을 만들어 갯벌센터와 연계한 사업을 하려고 준비하다 무산되고 말았던 경험도 있다. 갯벌센터는 그 자체로 갯벌의 가치를 방문객에게 알리고 교육하는 공간이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주민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전략도 만들어야 한다.

지역활성화가 그 가운데 하나다. 지속가능한 어촌과 어업에 갯벌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황토갯벌랜드가 주민주도의 운영체계로 전환돼야 한다. 황토갯벌축제도 갯벌생물을 잡는 축제가 아니라, 씨를 뿌리는 축제로 발전해야 한다.

여행객만 쳐다보는 축제가 아닌, 주민잔치가 되면 안 될까. 이런 축제를 해야 갯벌이 건강해진다. 주민도, 흰발농게도, 도요새도, 낙지도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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