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많고, 풍년에 양파즙 판매위축
양파즙 생산도 전국화, 타 지역에 잠식

즙 가공과 생식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자색양파의 판로가 막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파 재배가 전국화 되면서 최대 주산지 무안의 명성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가공품인 양파즙 생산도 타 지역에 잠식당하면서 무안지역 자색양파 판로가 급격히 좁아졌다.

양파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14일 현재 자색양파 거래가격이 20kg 망당 5천원대 초반까지 떨어져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1만2천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보라색 채소에 많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자색양파는 양파즙으로 가공되거나 샐러드 등 생식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병충해에 강하고 수율이 좋아 생산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선호하는 농민들이 많다.

요리에 주로 사용되는 흰양파와는 달리 사용처가 한정된 자색양파는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올해는 기상여건 호조로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판로조차 찾지 못하는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자색양파는 주로 즙으로 가공되는데 넘쳐나는 자색양파를 즙가공 업체들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재고물량이 많이 있는데다 풍년이 겹쳐 소비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더구나 양파재배가 전국화 되고 있는 가운데 양파즙도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우리지역 즙가공업체들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그동안 무안지역 전유물로 여겨왔던 양파즙은 최근 충남 서산 등 양파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까지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장점과 무안보다 저렴한 양파가격을 무기로 생산비를 낮추면서 양파즙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자색양파 2천망을 밭에 쌓아둔 농민 A모 씨는 “판로를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데도 쉽지가 않다”면서 “흰양파는 싼 가격에라도 판로가 있는데 자색양파는 자칫하면 폐기물이 될 처지다”고 걱정했다.

A 씨는 “과거 양파가격 폭락 때 무안군이 보조금을 주고 즙으로 가공한바 있다”면서 “자색양파 소비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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