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평년보다 15만 1천t 과잉생산 전망
5월 ㎏당 580원선, 산지폐기 속출…미계약 농가 ‘울며 겨자먹기’ 판매
전남도, 중만생종 양파 1만t 시장 격리 나서…효과는 ‘글쎄’
농민단체 “농식품부

지난해 폭락했던 양파가격이 올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재배면적을 줄이고 산지폐기까지 하는데도 작황 호조로 올해 양파 생산량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15만 1천t 과잉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파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산 양파가 평년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던 바람에 무분별하게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2018년산 2019년산 가격이 전년도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평년가격 밑으로 떨어지는 폭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양파값 하락에 정부는 수급대책을 내놓고, 지자체 역시 자체 시장격리에 나서고 있지만 대책효과는 크지 않고 양파 생산농가들은 격리 물량을 크게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5월 양파 관측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양파 도매가격은 상품 1㎏당 508원으로 전년도 589원보다 13.8%나 떨어졌고 평년보다 15.3% 하락했다.

2017년 5월 서울가락시장의 ㎏당 평균 양파 가격은 976원을 형성했으나 지난해 659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5월 평균 가격이 582원/㎏으로 급락했다.

양파가격 하락은 재배면적과 생산량 증가가 주 원인이다.

양파 재배면적은 평년의 경우 2만1천120㏊ 였으나 2018년 2만6천425㏊까지 늘었다. 올해는 2만1천756㏊로 전년도보다 줄긴 했지만 평년 재배면적보다는 여전히 많다.

올해산 양파의 작황 호조로 생산량은 평년대비 15만1천t이 과잉 생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조생종 양파 생산 단수는 평년보다 4~7% 증가한 10a 당 6천665~6천886㎏로 평년보다 13~17% 많은 18만9천~19만5천t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만생종 양파 생산 단수도 평년보다 10~13% 증가, 10a당 6천684~6천866㎏으로 예상돼 생산량은 평년대비 12~15% 증가한 126만5천~129만9천t이다.

그 결과 정부는 지난 5월17일 중만생종 양파 대책을 발표했지만, 양파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2월말 중만생양파 3천200t을 산지 폐기했고, 5월 말부터는 5천66t을 시장 격리하겠다고 했다.

전남도도 자체적으로 조생양파 1만840t을 시장 격리한데 이어 지난 5월21일 주산지 시군, 농협과 협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 총 34억 원의 예산을 들여 5월말부터 6월 초까지 중·만생종 양파 1만t( 163ha)을 더 산지 폐기한다.

전라남도는 그동안 수확기 이전 3만t 이상 물량을 조속히 시장 격리하고, 1만 8천t 수준의 수매 비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대책 물량은 과잉 생산 예상량의 1/4 수준에 불과해 재배농가와 생산자 단체가 추가 대책을 요구해 산지폐기를 늘렸다.

하지만 양파 생산 농가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한 농가들이 정부에 선제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늦어졌고, 과잉생산물량보다도 시장격리물량이 너무 적어 효과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양파 재배 농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출하해봤자 인건비와 물류비 조차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올해도 양파 생산량이 넘칠 것으로 전망됐는데도 정부가 날씨 동향 등을 이유로 양파 수급안정 대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고 정부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간상인들도 예년 같으면 이미 밭떼기 거래가 모두 끝나야 하는 상황이지만 가격이 폭락하면서 산지폐기 후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다 보니 농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인건비를 들여 양파를 수확해 헐값에라도 팔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양파생산자협회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지난 17일 발표한 농식품부의 양파 수급 대책은 시기가 늦고 내용이 부실할 뿐 아니라 생산량 통계도 현장과 괴리돼 있다”며 △정부 수매비축 확대 △채소가격 안정을 위한 공공수급제 도입 △채소가격 안정제 예산 확대와 지급단가 인상 △쌀과 밀, 채소 남북 농산물 교류 실시 등을 주장하며, 가격 안정 근본 대책을 수립해줄 것을 요구했다.

무안군의회도 지난 5월27일 긴급 의원간담회를 갖고 가격폭락이 우려되는 양파가격의 안정화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격이 올라가면 다음 해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수급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농산물 가격 안정화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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