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배추·무·양배추·시금치·갓 가격 뚝
“지을 농사 없다”…농민들 ‘망연자실’
수입·과잉생산 탓…농업 체질개선 필요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무안에서 생산되는 주요 겨울 농작물이 모조리 폭락해 농민들이 망연자실 하고 있다. 무안 최대 농산물인 양파는 평년에 비해 반토막 났고 주요 작물인 월동배추·월동무·양배추·시금치·갓 가격도 곤두박질 쳤다. 과잉생산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줄지 않은 영향과 때가 되면 관행적으로 반복해 짓고 있는 일부 작물에 집중되는 한국농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전국 주요시장 도매가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양파 20kg 평균 경락가격이 1만1,880원을 기록했다. 평년 2만1,947원에 비해 85%,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240원에 비하면 96%나 폭락해 반토막 났다.

월동배추(10kg)는 4,300원으로 떨어졌는데 배추 1kg에 430원 꼴이다. 평년 6,978원, 1년 전 1만440원에 비해 각각 62%와 143% 폭락했다.

월동무도 예외는 아니다. 월동무(18kg)는 8,600원으로 평년 1만3,068원, 1년 전 1만8,440원에 비해 각각 52%와 114% 떨어졌다.

해제, 현경 등에서 많이 재배되는 양배추 가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 5,000원에 거래된 양배추(8kg)는 평년(6,187원)에 비해 24%, 1년 전(8,740원)에 비해 75% 내려앉았다.

무안 농민들에게 겨울철 쏠쏠한 소득을 올려주던 시금치와 갓도 가격이 떨어졌다.

9,800원에 거래된 시금치(4kg)는 평년(1만2,067원)에 비해 23%, 1년 전(1만5,440원)에 비해선 58%나 폭락했다.

2,550원에 거래된 갓(1kg)은 평년(2,667원)에 비해 5%, 1년 전(3,161원)에 비해 24% 내려섰다.

무안에서 생산되는 주요 겨울작물 중 마늘을 제외하곤 모두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운남지역에서 틈새작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세발나물도 올해 가격이 평년에 비해 절반인 4kg당 5,000원 선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시금치의 경우는 출하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양파나 배추, 무는 상인들의 손에 넘어갔지만 유통단계의 한 축인 상인들이 가격하락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으면 올해 생산되는 농작물 수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2차적인 피해가 농민들에게 돌아온다.

곡물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채소는 생산과 수급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별한 대체작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일부 채소 재배에 농민들이 몰리면서 과잉생산이 빚어지고 값싼 수입산까지 밀고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채소에 집중되는 농업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효과적 방법으로 99%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작물 자급률을 높여 채소재배에 이용되는 땅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소장은 “대체작물이라고 틈새작물을 개발, 보급해 봐야 얼마 못가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과잉생산에 부딪치게 된다”면서 “수입에 의존하는 옥수수 대신 쌀과 보리를 사료작물로 재배해 자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면 쌀과 채소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남 배추 산지폐기에 들어간 농식품부는 최근 무안 등 양파 생산지를 찾아 현안을 듣고 산지 폐기 등 현실적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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