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좋은 일에는 반드시 방해가 많이 따르기 마련이다.

무안 미래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무안국제공항이 지난해 개항 11년만에 54만여명이 넘는 역대 최고의 이용객을 보이며 공항활성화에 장밋빛 걸음을 땠다. 저가항공사들의 국제선 다변화로 국제선 이용객만도 32만여명으로 국제공항으로의 면모를 갖췄고, 올해는 100만 이용객을 목표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활주로 연장용역비 확보, 무안국제공항 경유 호남고속철 노반설계 착수, 3월말까지 무안항공특화산업단지 지정신청 등 서남권 거점도시로써 무안군은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좋은 일에는 방해(?)가 따르는 법. 지난 28일 한전공대가 나주로 확정됐고, 29일에는 전북 새만금 신공항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포함됐다.

두 사업 모두 전남·북도 차원에서 축하 할 일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들이 지역에 고루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야 금상첨화지만 무안으로 보자면 두 사업 모두 무안군 발전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기우일 수도 있다.

먼저 광주시와 전남이 상생을 한다면서도 서로 유치전을 벌였던 한전공대가 나주로 최종 확정 발표되자 무안군민들은 ‘올 것이 왔구나’하는 우려부터 했다. 한전공대 확정이 전남으로는 축제지만 무안군민에게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공대가 전남으로 갔으니 한동안 잠잠했던 광주전투비행장 이전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되면서 당연히 전남(무안)으로 가야한다는 빌미가 제공된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전공대 확정 발표 바로 뒷날 29일자 광주에서 발행되는 일부 일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광주전남 상생론을 꺼내 들며 “‘이제는 전남도가 광주군공항 이전에 적극 나서라”며 전남으로 가야한다는 압박성 헤게모니 당위론을 폈다. 이같은 주장 이면에는 앞으로 한전공대 추진 과정에서 전남도로서는 광주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광주시의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런데 문제는 광주전남 상생론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것이다. 광주전투비행장 예비후보지 ‘0순위’로 알려진 무안군이 광주시와 전남도의 몇몇 사람들의 상생을 내세운 정치적 셈법 잇속 챙기기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군민들은 광주전투비행장 이전에 대해 수차례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와 국방부는 광주전투비행장이 몰고 올 피해나 문제점은 철저히 숨기고, 보장되지 않는 미래 청사진들로 맨투맨 사회단체장들을 만나 군민들간 갈등과 혼란만 키웠다.

결국 화가 난 군민들은 9개 읍면별 군사공항반대대책위원회를 지난해 말까지 결성했고, 이를 토대로 지난 30일 군민 1천여명이 모여 광주전투비행장 무안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무안읍 시가지 가두행진을 하며 전투비행장 이전 결사반대를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군민들은 이날 “전투비행장 무안이전이 될 경우 후세에게 영원히 씻지 못할 죄인으로 전락한다”면서 “광주시나 국방부가 언론을 동원해 전투비행장 이전 반대를 님비현상 및 지역 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여론몰이는 더욱 군민들을 분노케 한다”고 말했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은 법이다. 군 전투비행장 소음피해는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 피해를 무안국제공항이 있으니 그곳으로 이전해 가야하고 무안군민들이 감당하라는 것은 안하무인 9만 군민 무시 처사다.

상생은 함께 사는 것이다.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군 공항 이전이 되면 정말 그 지역 미래 발전이 보장되는지,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에 군공항이 들어온다면 역지사지 차원에서 생각해 봤으면 싶다.

지방자치제의 진정한 실현은 해당 지자체 군민들이 결정하고 지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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