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품분재전시회 ‘아풍전’서 외국인 최초 대상 수상
최고권위 청수전·대관전 수상이어 일본에 또 충격 안겨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전일본 소품분재협회에서 주관한 제44회 ‘아풍전(雅風展)’에서 무안출신 문치호(48) 한국분재문화연구회장이 외국인 최초로 대상에 해당하는 내각총리대신상을 수상했다. 문 회장은 2016년 외국인 최초로 청수전 국제공모전에서 내각총리대신상을 수상해 일본 분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데 이어 또다시 분재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일본 교토에서 열린 소품분재 전시회 ‘아풍전’에서 무안 해제에서 해제분재원을 운영하고 있는 문치호 한국분재문화연구회장이 최고상인 내각총리대신상을 수상했다. ‘아풍전’에서 비 일본인이 내각총리대신상을 수상한 것은 문 회장이 처음이다.

이번에 상을 받은 분재는 한뼘분재로 7개가 한세트인데 남도의 나무로 남도풍광을 표현했다. 소나무, 향나무, 명자나무, 수랍수, 금두(귤), 사철보리수, 야생화 등 우리 지역의 나무만으로 남도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보여줬다.

완성도가 높은 여러가지 작품을 전시해 상호간의 상승작용을 통해 분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연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cm 내외의 한뼘분재를 세트로 전시하는 소품분재는 명품분재 전시회로 널리 알려졌는데 일본이 1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20년이 채 되지 않아 문 회장의 수상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문 회장은 2016년 12월엔 제26회 일본분재 청수전(靑樹展) 국제 공모전에서 300년된 향나무로 만든 ‘세월의 인내’ 분재작품으로 최고상인 내각총리대신상을 수상했다. 청수전이 26회를 개최해 오는 동안 외국인 총리대신상 수상은 문 회장이 처음이었다.

문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제38회 일본분재 대관전(大觀展)에서 외무대신상을 수상하는 등 대신상만 6차례 수상했다.

일본은 분재를 포함한 자연예술에서 종주국임을 자인하며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해 왔다. 무엇보다 일본 자연예술계는 분재 부분에서만큼은 외국인의 수상을 허용치 않겠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문 회장이 일본 최고 권위인 청수전·아풍전·대관전 3개 대회에서 연이어 큰 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분재계 역사를 바꿔놓고 있다. 더구나 한일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 한국인이 일본에서 일본 분재인을 재치고 최고상을 받아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문 회장은 55년 전에 해제분재원을 설립 운영해 오다 지난 2014년 작고한 아버지 문형열 옹의 어깨너머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나무에 물을 뿌리는 일부터 분재와 인연을 맺은 후 30여 년 간 대를 이어 분재를 연구해 오고 있다. 해제분재원에는 300가지 품종, 1천여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문 회장은 부친의 유지에 따라 부친이 생전에 심혈을 기울여 키워온 분재 작품 540점과 분재 관련 자료 460여 점 등 1,000여점을 분재의 가치와 예술성을 전파하고 학술연구자료로 활용되도록 2014년 4월 무안군에 기증했다.

무안군은 무안황토갯벌랜드에 기념관과 상설 전시공간을 만들어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 기증한 분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 회장은 “역사를 살펴보면 분재의 종주국이 한국임에도 ‘분재=일본’이라고 통하고 있어 아쉽다”면서 “한국분재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한국 분재가 종주국의 위상을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분재소재 전국 생산량의 45%가량이 나오는 해제면은 한국 분재의 본거지로 환경·지리적으로 예부터 분재에 대한 최적화가 돼 있는 곳”이라면서 “해제면, 나아가 무안군이 완성품 위주의 분재 메카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