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민선 자치가 1995년 출범한 지 올해로 23년이 됐다. 그러나 그 동안 지자제는 무늬만 좋았다. 이면에서는 기득권 강화와 편가르기 고착화가 지역 발전의 장애로 병폐를 가져왔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주민 표로 선출된 단체장과 의원들은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지방자치 23년을 보면 소통보다는 단체장 중심 지지자 그룹과 지역내 기득권 성역이 만들어져 지자체 취지의 본질은 사라지고 단체장의 절대 권력만 강해져 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과거 관치 단체장 시대가 좋았다는 실소까지 자아내게 한다.

최근 무안군이 본사에 위탁, 무안군축제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실시했다. 연꽃축제(22회)와 무안갯벌황토축제(6회)를 집행부, 의회, 기자, 사회단체 대표, 축제가 개최되는 지역대표, 군민 등이 함께 토론자로 참여해 원점에서 되돌아보고 앞으로 축제방향을 고민해 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토론회를 잡아두고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대안 마련이라지만 지금까지 전문가 중심의 토론에 군민이 방청객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토론자로 참여해 난상토론을 벌여 대안을 찾는 기회는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탈자 없는 토론을 갖고자 전북 부안으로 세미나를 잡는 자충수까지 뒀다. 토론회가 잘못되면, 집행부나 주관사는 몰매를 맡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축제가 개최되는 해당 지역민들의 기득권 주장이 우려됐고, 이견을 달리한 난상토론자간 감정 대립도 없지 않을까도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우였다. 토론자들은 그 동안 축제를 보면서 느껴왔던 장단점을 시간이 부족할 만큼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가는 열정을 보였다. 무안의 축제발전을 위한 총론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보니 상대 의견을 존중한 가운데 서슴없이 의견을 게진했고, 그 의견들은 묵살됨 없이 결과 도출로까지 이어졌다. 곧 소통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그동안 행정은 군민토론회 자리 만들기를 꺼려했다. 지자체장이 결정하면 집행부가 실천하는 행정을 펼쳐 왔고 그 과정에서 군민들은 변방에서 불만의 소리만 높여온 것도 사실이다.

이번 축제발전 세미나는 앞으로 무안군 미래 청사진 사업은 군민 토론 활성화가 필요함을 확인시켜 주었고, 군민의 토론문화도 높아져 있음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 관 주도 축제를 탈피, 군민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참여 축제로 뜻을 모은 데도 지방자치 주민참여를 바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지금까지 관 주도 축제가 주민들을 피곤한 축제로 전락돼 있었던 것을 반증했다.

소통은 기득권의 희생이 있으면 가능하다. 이번 축제토론회를 앞두고 축제가 개최되는 지역에서는 축제를 폐지하려 한다는 반발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김산 군수의 시험적 토론회는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반면, 토론회 워크숍에서 군의원들의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기 전 의장과 부의장을 제외한 6명의 의원이 자리를 뜨면서 열띤 토론을 벌인 토론자들과 대조를 보였다. 소통은 함께 참여할 때 가능하다. 당선 6개월만에 기득권이 되어 버린 군의원들의 모습에 함께한 군민 토론자들은 적잖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방 분권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토론회는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풀어 나가는 해법 차원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보여진다. 군민이 주인이 되고 행정이 지원하는 지방자치제 실현에 무안군이 한발 앞서갔다는 점이 이번 축제발전을 위한 세미나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앞으로 무안군의 지방자치제 군민 토론문화 실현을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무안군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광주군공항이전 예비후보지를 두고 찬반 여론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군민들의 토론을 통해 역량을 결집, 대처해 나간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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