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파수입보장보험 예산 84% 삭감…정책 불신 자초
무안서 지난해 554농가 가입 올해는 33농가로 뚝 “허탈”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양파수입보장보험 정부 예산이 올해 대폭 삭감돼 농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 양파 잎마름 병

무안에서만 수백명의 농민들이 보험가입을 신청했지만 접수 28분 만에 물량이 소진돼 고작 33명이 가입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농협은 각 지역농협을 통해 지난 10월29일 농민들로부터 양파수입보장보험 가입을 접수받았다. 시범사업 첫해인 지난해 이 보험으로 농민들이 큰 혜택을 받은 데다 보험가입을 독려하는 문자를 농협들이 수차례 보내면서 가입을 원하는 농민들이 농협을 많이 찾았다.

하지만 당일 오전 9시 영업 개시와 함께 전국적으로 보험 접수를 시작한지 28분 만에 물량이 소진돼 대부분의 농민들은 헛수고를 해야 했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첫 출시된 양파수입보장보험은 전남에선 무안·함평을 비롯해 전국 6개 시군에 시범 도입됐다. 자연재해, 짐승 피해, 화재를 당하거나 가격이 하락했을 경우에 수익을 보장해 주는데 정부가 50%, 전남도·무안군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35%를 지원해 농민들은 15%만 보험료를 내면 되다. 200평당 농가부담은 약 11만원 안팎이다.

지난해 이 보험에 무안지역에서만 554농가 485ha가 가입한 뒤 올해 작황이 부진하자 85억7,200만원의 막대한 보험금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50억원이던 정부 지원금이 올해는 7억9,200만원으로 삭감되면서 가입 가능 면적도 84%나 줄었다. 전국에서 동시에 신청물량이 몰리자 무안에선 33농가 30ha만 가입하는데 그쳤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시범사업 첫해에 보험금이 너무 많이 지급돼 감당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지원예산을 대폭 줄였다는 후문이다.

최근 이상 기온으로 인환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양파재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안정적 수입을 보장하겠다고 내 놓은 보험이 시행 1년 만에 유야무야 되다시피 해 현 정부의 농업 홀대정책의 단면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현경면에서 양파농사를 짓는 정모 씨는 “보험에 가입하려고 농협에 갔는데 세 명 입력하니까 마감됐다고 하더라”면서 “정부와 농협이 농민들을 우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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