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무안신문]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키우던 한우 20여 마리를 정리하고 배합사료 없이 돼지를 키워보겠다던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한우사육을 포기했던 이유는 배합사료였다. GMO옥수수로 만들어진 배합사료의 정체를 확인하고 마블링 중심의 한우등급제 문제점을 스스로 공부를 통해 터득했다. 더는 한우사육에 미련을 갖지 않았다. 한국축산업의 대외의존성 본질과 이것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대치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했던 배합사료 없이 자급사료로 흑돼지 키우기는 10여년의 연구과정을 통해 점차 완결적 구조를 찾아가고 있다. 또한 많지는 않지만 전국의 여러 대안축산 농가들과 관계망을 형성해 가고 있다.

그리고 오는 10월 2일 국회에서 ‘대안축산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국회토론회는 사단법인 자치와 협동, 김현권 의원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 마이크로바이옴산업화포럼 공동 주최로 진행된다.

토론회에서는 ‘자급축산의 새로운 길을 열자!’를 기조발표로 해서 현재 축종(한우, 염소, 돼지, 닭)별로 대안축산을 실천하고 계시는 농가대표들을 패널로 모시고 소비자를 대표하여 슬로우푸드한국협회에서 패널로 참석하여 대안축산의 여러 경험적 사례발표와 함께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을 진행한다.

현재 한국 축산업은 한우를 제외하고 일명 공장식 축산업이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우사육 또한 갈수록 규모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정과 처지에 맞지 않는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로 인해 대외의존성이 심각하다. 한우사육을 통해 발생하는 대부분 수익은 사료업자와 유통업자의 몫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민관차원에서 자급에 기초한 소규모 대안축산육성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대안축산을 육성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방향과 제도개선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 대안축산의 산업적 성장을 위해서 시급히 전국적 차원에서 대안축산 전국네트워크가 결성되어야하며 이를 통해 조직적 차원에서 정부와 협치가 절실하다. 다음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차원에서 자급사료공장 설립 및 시범단지조성 등의 행정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지자체 차원에서 가축사육제한조례가 개정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소규모자급축산을 지원해야 한다.

한국 축산업의 제자리를 찾는 과정은 한국농업 전체를 바로세우는 과정이다. 축산업의 심각한 대외의존성으로 인해 한국농업 전반에서 기형성과 종속성이 심각하다. 소규모친환경소규모자급축산은 수많은 일자리 창출로 귀결될 것이다. 줄어든 쌀 소비량에 맞추어 사료용 쌀 생산과 보리 이모작을 통해 사료자급를 실현 할 수 있다.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쌀생산조정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면 정부는 쌀값안정과 친환경축산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쌀값안정과 동시에 농업 안정을 얻을 수 있으며 국민에게 GMO가 아닌 국민의 안전한 축산물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료업자와 유통업자의 이익을 수많은 농부들의 소득으로 바꾸어 낼 수 있다. 현재 문재인정부의 가장 큰 어려움중 하나인 일자리 문제의 대안이 된다.

대안축산은 돌아오는 청년 일자리 창출사업이다.

부디 위정자들이 농업을 자리보존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지 말고 성의를 다해 관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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