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무안신문] 9월 3일 MBC는 8시 메인뉴스 보도를 통해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고 난리법석이었다. 목포대학교 실험에 의하면 프랑스 중국을 비롯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소금 1그램당 많게는 몇 백개에서 몇 십개가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직 천일염 섭취와 관련 적정섭취량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어 국민건강에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마치도 MBC라는 공영방송 언론이 이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는 식이다. 과연 MBC는 소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사실을 처음 알았을까?

이미 한국 근해에서 채취되는 조개류 등 각종 어패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수차례 방송보도 되었다. 바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언론은 너무도 잘 알고 이미 알고 있었다. 바다는 이미 육지 사람들이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거세차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나라가 아마도 대한민국 정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천일염에 대한 MBC의 태도는 우화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를 연상시키게 만든다. 전후사정을 다 없애버리고 국민들에게 천일염이라는 늑대가 나타났으니 빨리 피하라는 것이다. 늑대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으며 늑대를 쫓거나 피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구체적 대안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양치기 소년이다.

MBC 방송보도를 보면서 신의도에서 토판염을 만드시는 염부형님과 신안 무안을 비롯한 이 땅의 수많은 염부들이 떠올랐다. 양치기 소년이 던진 장난식 거짓말에 염부들의 운명이 좌지우지 된다. 이 땅의 염부들은 막대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 뻔하다. 국민들은 양치기언론의 보도를 순간 받아들여 일단 늑대를 피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이 천일염의 적정섭취량 기준을 걱정하기전 바다오염을 막기 위해 육지 사람들이 어떻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것인가를 논하는 게 순서에 맞는다고 본다.

보도처럼 천일염의 미세플라스틱을 피해서 공업용 소금과 그것으로 만들어진 패스트푸드로 옮겨가야 맞는가? 진정 언론이 바라는 것이 이 땅의 농어민들이 만들어낸 슬로우푸드를 포기하고 패스트푸드를 바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GMO농수산물과 공업용 소금으로 만들어진 패스트푸드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의 대안은 아니다.

국민의 먹거리인 농수축산물을 상대로 한국 언론은 끊임없는 늑대소동을 만들어 왔다. 이제는 잘못되어진 우리사회의 경고시스템(언론) 대해 근본적 문제제기를 할 때가 되었다. 사상 유례 없는 폭염과 가을장마로 농수산물 값이 오르자 물가인상의 주범이 마치도 농수산물인 냥 떠들어대는 언론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다. 언론이 걱정해야 할 것은 이상기후로 인상된 농수산물 값이 아니라 이상기후로 예고된 대규모 식량대란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가 아닐까싶다. 기후적 영향으로 잠시 과일 엽채류 등의 농수산물이 값이 오르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문제는 단기적 문제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식량생산의 중대한 파동이 발생하면 국민의 식량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미 식량대란을 경험한 필리핀등 동남아시아 사례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식량자급률은 떨어지고 국민의 식량안보는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런 마당에 언론이 자꾸만 농수산물을 가지고 시청률 장난질을 하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사회가 변하는데 언론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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