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소강상태를 바라보는 안타까움(상)

[무안신문] 정통관료들의 타성적·관성적 태도

남북문제에 관한 한 작은 것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고 보는 사람이다. 그러나 요즘 남북관계가 매끄럽게 진척되는 것 같지 않아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는 평화를 위해 광폭 행보를 거듭했지만 남북정상회담 110일이 지난 지금 완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가을이 왔다‘로 결실을 보겠다는 것이 지지부진한 것 같고, 그러다 보니 가을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자는 것이 물건너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남북관계가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북의 비핵화 불확실성을 고리로 미국 일각이 제동을 걸고. 유엔 역시 여전히 제재가 유효하다고 하고, 그에따라 속도가 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이것을 하겠다고 하면 저것이 걸리고, 저것 하겠다고 나서면 이것이란 제제요인이 걸린다. 여기에 북한이 고집 피우는 것도 있고, 반대로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우리가 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북은 북대로 비핵화로 나아가는데 미국은 그에 상응한 조치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듯하다.

그중 우리 내부적으로 정통 관료들이 예전의 관성에 젖어서 상상력과 돌파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회의감도 든다. 자신감있게 능동적으로 미지의 길을 개척해나가겠다는 적극적 자세가 아니라 주어진 임무에만 충실하고, 그것은 법규와 관행이라는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소극성이다.

미국의 경우는 어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회담을 통해 획기적인 북미관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적으로 여러 가지 저항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정치 엘리트 집단, 금융의 본산 월가, 세계여론시장을 좌우하는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견제를 당하고 있다.

트럼프는 워싱턴 정가에서 뼈가 굵어진 정통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워싱턴의 이단아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들과 맞서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거대언론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고 있다.

미국을 움직이는 사람들

미국의 정치 엘리트는 미국의 질서를 토대로 세계를 지배하는 그룹이다. 그것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정도의 차이,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함께 보조를 취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스타일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한때 우리 정치계에 “옳은 말도 싸가지 없이 한다”는 미운 털이 박힌 정치인의 범주로 보면 된다.

트럼프는 정치자금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이다. 미국의 대다수 정치 엘리트 그룹은 군산복합체로부터 들어오는 자금, 월가로부터 들어오는 자금, 각종 이익집단 로비스트로부터 들어오는 정치자금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비슷하다. 언론환경도 이런 기존 정치 엘리트들에 집중돼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힘이 나오고, 미국적 가치가 확산되었다.

트럼프는 미국의 정치엘리트 그룹, 상류사회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숫적으로는 대다수를 형성하지만 발언권이 낮은 백인 하류층이 그의 지지기반이다. 이들을 대변하다 보니 때로 미국의 정치 엘리트 그룹과 충돌한다.

미국의 지배 엘리트가 언론, 금융, 군산복합체와 보폭을 함께 해온 것은 역사가 증명해준다. 언론, 금융, 군산복합체는 대체로 유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유대 출신들은 근본주의적이진 않지만 미국 보수를 대변한다. 이들은 보기에 따라 민주당에 주로 포진해있는 것같지만 공화당에도 적지 않은 수가 들어가 있다. 특히 언론과 금융은 이들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미국 정치적 이단아 트럼프가 겁 없이 끼어들어 기존질서를 흩뜨려놓고 있다. 미국 언론과는 가히 내전(?)을 치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반도가 미국의 국익을 위해 적당히 긴장이 조성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미군산복합체가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는데 그런 바탕이 제거돼가고 있다. 트럼프의 계산은 무기가 아니더라도 장사해먹을 것이 많다고 여긴다. 여기서 미국 네오콘(냉전주의자)들과 이해를 달리할 수 있다. 미국 네오콘은 미국의 정치 군사 기업 언론과 일정 부분 보폭을 함께 하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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