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연꽃축제 22회 개최, 차별화·정체성 아리송…예산 낭비 지적
‘폭염 직격탄’ 관광객 여름축제 외면

농특산물 소득축제 한계…관광객 ‘눈높이’ 무안 관광 외면
폭염·태풍·비 연꽃축제 변수…백련지 국가정원 승격 추진 필요

[무안신문] 올해로 22번째 무안연꽃축제가 개최됐다. 축제장을 다녀 온 사람들은 때가 되면 관행적으로 치르는 연꽃축제가 오히려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고 부정적인 시각이 높다.

올해도 무안연꽃축제는 폭염 한가운데인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회산백련지 일원에서 치러졌다. 지난 7월12일부터 시작된 폭염이 한달 째 이어진 가운데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푹푹 찌는 무더위에 얼굴은 웃음보다 덥다는 짜증이 묻어 있었다.

연꽃축제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무안군은 I-쿨존을 만들어 시원한 축제로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연꽃축제의 정체성마저 흐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번 축제는 4일 내내 가수초청 공연으로 인근 지역민을 모으려는 방문객 숫자 늘리기 축제로 전락했다. 8개 분야 85종의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역대 축제에 비해 눈에 띄는 차별성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았다.

(편집자주)

◆ 여름축제 무더위에 기피

올 여름 전남지역 여름축제가 폭염에 직격탄을 맞았다.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길 기대했던 소득축제도 이어지지 못했다.

대안은? - 백련지 국가공원으로 승격 추진 필요

연꽃축제장을 찾는 사람들은 백련지에 가면 시원한 그늘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여름축제가 관광객에게 기피 대상이 된 것은 무안만이 아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강진청자축제(7월28일∼8월3일)나 전남도 유망축제로 지정된 고흥우주항공축제(7월28일∼8월1일)도 폭염 때문에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가량이 줄었다.

강진군은 축제 개막 후 사흘간 4만3000명이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명이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고흥우주항공축제도 지난해 8만1000명이 다녀갔지만 올해는 5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40% 감소했다.

따라서 이승옥 강진군수는 “민선자치시대 이후 단체장이 선거를 의식해 축제를 남발했고 결국 세금을 낭비했다”며 “지역이 보유한 특수한 문화자연과의 연계성 그리고 경제성을 따져 축제행사를 정비할 계획이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강진군의 경우 지난해 총 12개의 축제를 개최, 군비 포함한 총 사업비는 32억3100만원이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성격의 축제는 필요하지만 선거를 의식한 자치단체장들이 무분별하게 축제행사를 남발하며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은 매년 제기되고 있다.

◆ 지자체당 2.7개 축제 ‘축제공화국’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상품 개발 등을 이유로 우후죽순 생겨나 ‘연중무휴’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2017 전국 시도별 축제 현황’에 따르면 5년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축제는 3천397건에 달한다. 1년 평균 679개의 축제가 공식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지방자치단체수가 243개(17개 광역+226개 기초)를 고려하면 한 지자체당 1년 평균 2.79개의 축제를 열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개최되는 축제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전남지역 22개 시·군에서 1년간 개최하는 축제는 105개다. 여기에 하루짜리 행사성 축제까지 더하면 총 169개로 늘어난다.

축제행사가 가장 많은 곳은 순천으로 13개다. 이어 강진 9개, 영광·장성·화순 각각 6개, 광양·장흥·고흥·보성 각각 5개 순으로 많다. 축제행사가 가장 적은 곳은 무안과 신안으로 1년 중 2개만 치르고 있다. 전남도 22개 시군에서는 최근 5년 동안 총 307회의 축제가 열렸다.

◆ 지자체 축제 프로그램 붕어빵

대부분 축제들은 이름만 다를 뿐 프로그램은 서로 베껴먹기 식으로 포장만 근사한 붕어빵 축제다. 이름만 바꿔 달면 어느 축제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명맥만 유지한 채 개최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지자체의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정체성이 모호한 무분별한 축제만 양산, 적잖은 예산 투입에 비해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 ‘지방재정 365’의 지자체 축제·행사 원가 회계정보를 보면 지난해 전남도와 지자체들이 개최한 축제·행사(사업비 규모 도 5억원 이상, 시·군 3억원 이상)는 모두 31개다. 이들 31개 축제에는 총 351억3000만원의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총 수익은 121억500만원으로 투입 대비 34%에 머물렀다. 특히 수익을 내는 행사는 거의 없고 수익을 1원이라도 올린 축제·행사는 35.4%인 11개 뿐이다.

무안군은 무안연꽃축제에 매년 5억 이상을 쏟아 부어 지난해 매출액은 1억8천여만원이다. 이중 물놀이장(1억4천7백)과 캠핑장(8천여만원), 음식점(6천6백) 수입이 주류다. 농특산물, 기념품, 체험장 수입은 크지 않다.

◆ 연꽃축제 갈수록 경쟁력 상실

무안연꽃축제는 1998년 군민화합과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소득축제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일로 회산백련지를 대상으로 무안대표축제로써 21회를 치렀다.

그동안 연꽃축제로 시작해 백련축제-백련대축제-연산업축제-백련문화마당에 이어 2012년부터는 무안연꽃축제로 6번째 이름을 바꿔 개최해 오고 있지만, 전국의 40여 자치단체 및 사찰 등에서 개최하는 연꽃축제와 별반 다름이 없어 한번 방문한 관광객 재방문이 떨어지고, 지역 주민들의 동참도 점점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안군에 따르면 매년 무안연꽃축제 때면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는다. 2016년 개최한 무안연꽃축제는 35만명, 2017년 연꽃축제 때는 19만8천명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실제 숫자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관광객 집계에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995년부터 전국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매년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해 지원해 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7 문화관광축제 41개 가운데 전남은 담양대나무축제, 강진청자축제,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등 3개는 최우수축제, 정남진장흥물축제, 보성다향대축제, 영암왕인문화제는 유망축제로 6개 축제가 선정됐다.

2018 문화관광축제 선정 85개 가운데서도 전남은 9개 축제가 선정됐지만 무안지역 축제는 없다. 또한, 2017∼2018 한국 대표관광지 100선에도 무안은 없는가하면, 전남도가 지난해 4월 봄나들이 철을 맞아 각 시·군에서 선정한 55곳을 대상으로 온라인 선호도 조사, 언론인과 경관 전문가 현장 평가 등을 거쳐 ‘으뜸 경관 10선' 발표에도 무안이 없기는 마찬가지 였다.

이는 22년째 변하지 않은 진부한 프로그램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프로그램이 식상해 관광객이 재방문하지 않고 지역주민들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제22회 무안연꽃축제도 차별화 상실

이번 제22회 무안연꽃축제에는 8개 분야 85종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그러나 과거 축제에 비해 프로그램만 보태졌을 뿐 경쟁력을 가질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연꽃축제가 22년 동안 개최됐음에도 ‘백련지 연’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늘지 않아 축제 정체성마저 묘연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련지 무대 주변에 밀집된 프로그램들로 인해 관광객들은 오래 머물기보다는 눈으로만 훑어보고 축제장을 빠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축제장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역민이다. 그들 역시 읍면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만 동원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자발적 참여축제가 희석돼 반복 지역축제로 전락하고 있다.

이번 축제를 다녀 온 주민 A씨는 “지역주민 50%, 공무원 30%, 외지 관광객 20%라고 할만큼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었고, 외지 관광객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더위도 더위지만 한번 방문하면 두 번 갈 만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연꽃축제가 매년 투자는 이뤄지지만 소득축제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평시에는 입장료를 받지만 축제 때는 입장료가 무료인 것도 소득축제와 멀고, 농특산물 판매 역시 전시에 불과할 만큼 소득과 이어지지 않는다.

이번 무안연꽃축제에는 무안황토랑농특산물유통사업단과 농산물가공조합인 더나음협동조합, 로컬푸드 출하자협의회 등 9개 업체에서 양파와 고구마, 연꽃차, 조미김, 구아바차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40여 특산물을 홍보 판매했다. 농특산물 전시 판매장을 시원한 ‘얼음나라 i-쿨존’ 내에 배치해 농특산물 판매장을 이용해 구매하는 관광객을 위해 택배 및 배송서비스 자원봉사자를 배치하여 구매 편의도 도왔다. 하지만, 예년축제와 별반 다름없는 똑같은 상품을 복제해 내놓는 등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축제장 내에 운영된 4곳의 식당은 식사 때만 밀리는 지역민 만남의 장소가 됐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또한, 이번 축제는 시원한 축제를 지향하면서 ‘i-스쿨’ 대형 돔만 커졌고 무대 프로그램 역시 프로그램 진행시 관련자들만 객석을 차지하는 한산함을 보였는가 하면 4일 내내 초청가수 공연이 주 프로그램이 되면서 소득축제와는 멀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관 주도의 실적 위주로 흘러 축제의 성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 주도 축제는 지역민을 자연스럽게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 축제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에 치중하다 보니 축제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지역민들에게는 축제 피로감만 안겨줄 뿐이다.

곧 주민들은 관이 벌인 굿판에 끌려나온 들러리에 불과해 축제가 끝나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억원의 혈세가 드는 축제가 지역 소득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불편만 안겨 주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여름 축제라는 것이다. 지역민과 관계자들 모두가 즐거워 ‘꼭 가보고 싶은 축제가 아니라 할수 없이 가봐야 하는 축제로’ 전락했다는 것은 고민해 볼 부분이다.

진단 - 무안대표 축제 고민할 시점이다

오늘날 관광산업은 지식정보산업, 환경산업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관광활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체험관광, 생태관광, 문화관광, 자연관광, 녹색관광 등으로 날로 각광을 받는 성장 산업이다. 따라서 미래의 관광시장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 증대 등으로 인하여 자연환경과 고유문화를 보전하면서 체험하는 대안적 관광의 중요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견줄 때 무안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관광객 유치 여건을 갖추고 있고, 바다. 황토 등 천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꽃축제는 개발만 있고 상품과 서비스가 없는 반복 축제라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이제는 무안연꽃축제에 대해 백지 상태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축제를 단순히 수익창출을 못한다고 해서 ‘혈세 낭비’니 ‘폐기 및 축소해야한다’는 잣대만 들이대는 것은 무리다. 축제가 열리면 어느 정도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돈으로는 환산 불가한 지자체의 이미지 홍보 등 무형 자산이 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관 주도의 실적 위주로 흘러 축제의 성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 주도 축제는 지역민을 자연스럽게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 축제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에 치중하다 보니 축제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지역민들에게는 축제 피로감만 안겨줄 뿐이다. 곧 주민들은 관이 벌인 굿판에 끌려나온 들러리에 불과해 축제가 끝나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억원의 혈세가 드는 축제가 지역 소득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불편만 안겨 주고 있다고 말한다.

대안은? - 백련지 국가공원으로 승격 추진 필요

현재의 연꽃축제는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반복축제로 전락,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 수익창출 축제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는 축제개최 여부 및 개최시기 등을 백지상태에서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 먼저 지역 주민과 공직자들이 연꽃축제에 회의적인 경향이 높다고 볼 때 지속적인 개최 여부에 따른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고, 폭염에 따른 개최시기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일로지역 사회단체로 위탁, 지역축제로 돌리는 방안을 비롯해 나아가 백련지를 국가공원(정원)으로 지정토록 추진해 연중 관광객 방문을 유도해 봄직도 하다.

관광지는 관광객 방문숫자에 비례하고 연중 방문객이 이어질 때 그 효과가 더 커진다. 지금까지 유지해 온 동양최대의 면적 10만평의 백련지 자랑으로만은 여름축제 관광객을 홀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연꽃은 동아시아에서 경쟁력이 큰 만큼 백련지는 축제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대한민국 최대 백련 자생지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우리나라 연꽃축제라는 근원성을 강조, 연꽃의 정적인 면을 부각하면 된다. 특히, 관광객을 끊임없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원중심이 아니라 시장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핵심 가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을 만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연꽃축제 개최를 계속 이어간다면 연을 주제로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연꽃축제 프로그램은 백련지에서 개최하기 망정이지 프로그램만 놓고 보자면 장소를 어느 곳에서 하더라도 상관없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연을 주제로 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일례로 ‘연’과 ‘인연’을 중시한다면 과거 축제시 행했던 금혼식 프로그램을 부부 ‘리마인드 웨딩’ 프로그램으로 확대하고, ‘인연’을 강조해 연꽃축제 개최와 비슷한 시기인 칠석(음력 7월7일) 날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연인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로 만들 필요가 있다.

천혜의 자연·문화유산을 갖춘 무안 주력 산업인 관광·문화 정책이 군수가 바뀌면 관광문화 정책도 바뀌게 되어 있다. 무안군은 지난 2016년 무안관광원년을 선포하고 관광객 150만 유치로 삼았지만, 메아리 뿐이다. 올해도 무안군은 제22회 무안연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예산 7억여원을 사용했다. 김산 군수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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