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국지도49호선·몽탄 석진천 정비 공사로 침수피해 늘어
설계부터 물빠짐에 대한 고려 없어…주민들, 탁상 설계 비난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근시안적 공사가 재해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 빠짐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게 시공된 공사현장 곳곳에서 침수현상이 발생하면서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 일로 광암마을

지난 6월 28일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일로읍 광암리와 상신기리, 복용리 일부 등 30ha의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농민들에 따르면 일로 동초등학교 인근인 이곳 농지는 그동안 많은 비에도 잠깐 침수됐다 비가 그치면 쉽게 물이 빠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농토를 가로지르는 국지도49호선 공사가 시작되면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남악신도시와 나주혁신도시를 잇는 국지도49호선 확포장공사는 전남도가 시행하고 있다.

마을 앞으로 지나는 이도로가 기존 물 흐름을 방해했고 특히 물이 빠지는 기존 수로도 사라져 사교천 한 곳에 의지하다보니 침수가 자주, 길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비로인해 30ha나 되는 농경지가 3일 동안 물이 빠지지 않아 농민들이 곤혹을 치렀다.

광암1리 고영수 이장은 “10년 동안 한번도 침수피해가 없던 곳인데 시골말로 방죽이 대여섯 개가 생겼다”면서 “만약 벼 생식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된다”고 걱정했다.

복룡3리 박영대 이장은 “당초 교각으로 설계한다던 도로가 토목공사구간이 되면서 농경지 물 빠짐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든 물이 빠질 수 있는 대책을 세우고 우선 사교천 갈대라도 베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천 정비 뒤에 오히려 침수현상이 늘어난 곳도 있다.

▲ 몽탄 차뫼마을

몽탄면 다산리 차뫼마을 앞뜰은 1년에 대여섯 번씩 침수현상을 겪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전남도가 지방2급하천인 석진천 수해복구사업을 실시한 뒤 오히려 침수현상이 심해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차뫼뜰에 고인 물은 석진천을 통해 영산강으로 빠져나가는데 차뫼뜰과 석진천을 연결하는 수문이 좁아 적은 비에도 침수현상을 겪고 있다.

마을주민 김종삼 씨는 “하천정비 전에는 물이 잘 빠져나갔는데 공사를 한 뒤에 침수현상이 훨씬 심해졌다”면서 “차뫼, 용뫼마을에서 쏟아지는 물이 좁은 수문에 막혀 빠져나가 지 못하고 며칠 씩 고여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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