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개입, 감시·견제 역할 뒷전 ‘의회 무용론’ 탈피 시급
해외연수 내실화 필요, 조례 재개정 의정활동 건수 채우기 안돼
전지전능 후보 공약 접고 지역발전 교량역 ‘초심 잊지 말아야’

지난 1991년 지방의회 개회로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올해로 27년째다. 지방 자치 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 지역 살림을 맡긴 지도 23년째다.
지방자치가 성숙되면서 지역민의 관심과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주민들은 지자체장 감시와 견제를 위해 지방의원을 뽑았고, 지방의회에 의결권과 행정감시권, 동의권, 승인권, 청원 수리 등 다양한 권한을 맡겼다.

◆ 의회 무용론 자초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긴 세월이 흘렀지만 군의회가 잘 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중앙 정치가 지방 선거에 대해 지나친 개입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단체장과 지방 의원들의 끊이지 않는 불법과 부정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며 지방 자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장이 지역의 무소불위 힘을 휘두르는 동안 지방의원들은 단체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소흘히 하고 권한만 남용해 지방의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져 ‘지방자치 무용론’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방의원들이 주민의 대의기관 역할 충실보다 이를 악용해 각종 이권개입 등의 부도덕한 행위가 이어지면서 자질 논란이 제기되고 기본 의무인 입법활동 소홀에서 빚어진 탓이다.

◆ 해외연수 내실화, 조례 재개정 건수 채우기

의원들의 의정 활동 중 개선돼야 하는 것이 해외연수이다. 해외연수 대부분이 목적을 의심케 하는 관광성이 많아 주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해외연수는 필요하지만 외유성을 탈피, 우리 지역과 실제 접목을 시킬 수 있는 목적 연수가 요구된다.

또한, 군의회 회기 중 가장 많이 다뤄지는 조례 재개정 입법활동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의원들이 새롭게 발의한 조례안은 드물고 대부분 일부 조례개정안이다. 상급 지자체 조례나 규칙을 인용·준용하는 조례를 글자 몇자 바꾸는 식으로 자신의 의정활동의 하나인 ‘입법 활동’을 보여주기 위한 수치 높이는 ‘꼼수’ 조례 개정 악용은 탈피해야 한다.

◆ 지방 분권시대 리더 역할 필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방분권시대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한 의원들의 역량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방의회는 지역민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자리이지 권한을 행사하는 위치가 아니다. 지방 권한이 대폭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의 역할을 권력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지자체장의 권한을 적절히 감시하고 지역민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지방의회 무용론은 그들 스스로가 신뢰를 잃어 자초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제8대 무안군의회에 거는 기대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지역의 참일꾼이 돼 보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군의원 출마자 19명 중 7명이 선택받아 4년간 의정활동을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제8대 무안군의회는 제7대 의원 6명 중 4명이 연임했다. 연임이 권력의 범주와 비례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초선 당선자들도 군의원의 옷이 자신에 맞는지 살펴보고 옷매무세를 단정하게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정말 자신의 능력으로 군민 대표가 되었는지 아니면 정당의 가면을 쓰고 당선된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 전례를 보면 의원 신분만으로 공직자들에게 갑질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지역의 소소한 개인민원을 가지고 실과소장이나 담당자를 불러 으름장을 놓거나, 해당 읍면 일까지 관여해 행정에 편법을 자행토록 하는 기득권 문화 만들기 의원들이 없지 않았다. 의원 본분의 역할인 행정 감시와 견제보다 지역 소규모 사업 등 잿밥에 관심이 깊다면 의회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허세를 부리지 않으려면 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후보시절 공약이 역대 의원들이 대부분 내세웠다가 실패했던 공약이 많다. 이번 당선자들도 연속되는 공약이 되지 않도록 후보시절 의원이 되면 대안 제시를 하겠다고 했던 그 전지전능한 해법들을 꺼내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의원들의 공약들이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권모술수가 아니고 참일꾼, 군민의 대변인, 낮은 자세로 듣는 몸가짐들의 약속이 허언이 아니길 바란다. 4년 후 그들이 머물다 간 자리가 향기로 남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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