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로·진흙탕 선거전…전화 녹취파일도 등장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악용
“‘아니면 말고’ 인신공격·비난은 스스로 망하는 길”
후보 지지자 갈려 군민들 대화도 조심…인물·정책경쟁 실종
선거 승복문화 없고, 군민들 갈등만 깊어져…지역발전 저해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6·13지방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각종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점입가경이다. ‘미투 바람’을 타고 개인 사생활 문제만 부각되면서 ‘묻지마’ 불법·흑색선전 네거티브전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무안지역 선거는 역대 최고의 네거티브 선거로 평가될 만큼 상대 흠집내기가 극성이다. 33명의 후보가 난립할 만큼 출마 후보가 많아 유권자도 지지자에 따라 갈리면서 친분 있는 사람간 대화조차 조심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유력 후보들이 ‘미투바람’과 개인 도덕적 문제로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후보 캠프들은 상대 녹취파일을 비롯해 후보에게 유리한 기사 퍼 나르기로 정책 선거가 실종됐다.

문제는 인터넷·전자우편·문자메시지·SNS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이 적시된 글을 SNS로 공유하거나 퍼 나르는 경우가 많다.

보통 네거티브는 선거가 박빙 승부를 뒤집기 위해 터트린 데 반해 이번 선거 네거티브는 법적인 문제가 있는 ‘인신공격형’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다. 네거티브 공세는 역대 선거에도 계속 있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 유독 빨리 네거티브가 등장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정책은 연설회 때나 선거공보물에 적힌 것이 전부일 만큼 유권자에게 정책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네거티브는 전략 적으로 이용되면서 유권자의 판단마저 흐리게 하고 있다. 서삼석, 이윤석 후보간 텔레비전 후보토론회도 정책보다 앙숙답게 녹취파일 등 흠집내기 토론회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녹취파일은 군수선거에서 더욱 크게 작용해 공천 후보가 바뀌는 이변까지 연출돼 고소로 이어져 승복문화 없는 선거의 본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무소속 정영덕 군수 후보는 “악의적인 ‘미투 조작’ 음모를 밝혀 달라”며 지난 5월30일 민주당 김산 후보 등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정 후보는 이날 검찰 고소 전 기자회견문 낭독에서 “검찰 고소를 통해 그들의 음모와 그 뒤에 숨은 더 큰 적폐세력의 배후가 꼭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어 자신의 영달을 꾀하려는 적폐세력이 더는 무안에 발붙일 수 없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히고 불륜의혹을 받았던 여성과 피고소인 중 1명이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김산 후보측은 “김산 후보등 6명을 검찰에 고소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면서 “민주당 후보 교체가 중앙당의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음에도 정후보측이 불륜설과 카카오톡 이미지파일, 불법녹취록 등을 퍼뜨려 마치 자신이 음해를 당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공천이 취소된 사건의 본질을 덮은 채 올바른 무안지역 유권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네거티브는 지난 5일 김산, 김호산, 정영덕 후보토론회에서도 음주운전사고, 보조금 수사, 사생활 등 각각 개인에게 치명타를 줄 도덕적 문제 등이 집요하게 다뤄져 후보 자질까지 의심케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무안의 망신까지 주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반면 국회의원, 군수 네거티브 선거와는 달리 군의원 선거는 19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도 조용하게 진행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권자 김모씨는 “정치가 하루아침에 개인의 명예를 거머쥐게 하는 매력이 있다지만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족에게까지 치명타를 주는 네거티브는 후보들의 자질 문제다”면서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듯이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선거는 사라졌으면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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