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대비한 방어용이 악의적 사용 늘어…불신사회 깊어져

[무안신문] 요즘 사람들 상당수는 면전 대화도 핸드폰 전화는 더더욱 두렵다고 말한다. 녹취 때문이다.

‘불신사회’가 깊어지면서 대화 중 음성녹취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같은 녹취 내용들은 상황에 따라 흉기보다 더 무섭게 나타나 당사자들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심지어는 수년 전 녹취 파일도 나오면서 마음 놓고 대화를 할수 없는 사회가 되고 있다.

핸드폰으로 녹음은 너무 쉽다. 사적 만남의 대화도 마음만 먹으면 녹취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뱉어 놓은 말이 발목을 잡게 된다.

실제로 무안지역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 후보를 상대로 한 녹취파일이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떠돌았다. 그 것도 몇 개씩 돌면서 소문을 현실로 만들었고 결국 그 후보는 공천을 받고도 공천장이 취소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유사시를 대비해 녹취를 한다고는 하지만 사생활 보장이 안돼면서 불신사회는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요즘 전자 통신기기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녹취가 가능하다. 때문에 사람들은 대화 중에도 상대방의 핸드폰을 먼저 보는 의심부터 한다는 사람도 부쩍 늘고 있다.

지역에 사는 김모씨(무안읍)는 “평소 알고만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와 선거 이야기나 뭔가를 캐묻는 듯한 느낌이 들면 녹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전화로 대화 마저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통신업체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자동 녹음 앱은 수백 개다. 이 중 통신사가 직접 제공하는 관련 앱도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T전화는 애초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서비스했으나 2015년 말부터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에게도 서비스를 개방했다.

이런 앱들은 일일이 녹음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통화가 시작되면 자동으로 녹음이 시작하고 통화가 종료하면 녹음도 정지돼 편리하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는 과거 주로 도청이나 도촬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던 볼펜형 녹음기와 단추형 몰카도 제법 팔린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통화녹음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만약을 대비한 방어용이라지만 상호 불신사회로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방 몰래 녹취했거니 촬영한 영상과 관련 해 변호사들은 “당사자끼리의 대화 등은 법정에서 증거 능력이 인정된다”면서도 “외부 유출 시 오히려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신중히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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