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6.13지방선거가 이제 두 달이 남지 않았다. 각 당이 후보를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고 있다. 각 당의 후보 경선과정을 보면 정책과 공약은 뒷전이고 인기투표 수준에서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군민들의 여론 또한 후보의 정책과 공약은 뒷전인 것 같다.

박근혜·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 이후 국민의 촛불 항쟁으로 문재인 정권이 탄생하고 적폐 청산을 통한 총체적인 사회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국정농단의 전임 몸통인 이명박이 구속되었다. 그러나 지역은 중앙의 이러한 흐름과 비교해 볼 때 너무도 실망스럽다.

김철주 전 무안군수가 부하 직원을 통한 뇌물 수수 및 모 조합장을 통한 인사 청탁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 2년 6개월이 최종 확정되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김군수의 친형 또한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김철주 형제들에 의해 공무원들이 동원되어 군정은 농단되었다. 지난해 구속 수감 후 지금껏 군정은 방치되어 왔다. 김철주 형제들의 군정농단보다 안타까운 일은 이러한 적폐에 침묵하는 군민들이다. 군민들의 침묵에 힘을 얻은 것인지?

김철주 전 군수는 물론이며 군정농단을 일으킨 그 누구도 군민에게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있다. 군민의 침묵은 전임 군정에 대한 평가를 거부하는 것이며 새로이 등장할 위정자들에 묻지마 사전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역사는 평가를 통해 조금씩 전진해 나간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문재인 정권의 개혁과 적폐 청산을 불러온 힘이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대선 과정에서 BBK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지만 국민들은 애써 침묵으로 외면했고 그 결과 이명박·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이 이어졌다. 범법자의 범법 행위를 침묵으로 답함으로써 이명박은 물론이며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용인해준 결과를 만들어냈다.

침묵은 사전 면죄부다.

새로이 등장할 지방 위정자들이 김철주 전 군수와 같은 군정 농단을 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사전 면죄부다. 군민이 표현하지 않으면 위정자들은 군민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없다. 침묵은 군민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군민이 포기해 버렸기에 후보자 및 어떤 정당도 김철주 전 군수의 군정 농단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촛불 혁명을 통해 국가의 정치를 바꾸는 힘의 실체가 국민에게 있음을 확인했다. 국민이 깨어있을 때 정치가 바로 서고 세상이 제자리를 찾게 된다. 무안군민이 깨어있어야 무안의 정치를 바꿀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철주 전 군수 형제들의 군정 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이러한 불행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요구해야 한다. 국가권력에게는 개혁을 요구하면서 가까이 지방권력에는 눈치만 살피는 부끄러운 군민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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