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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 4월 단상(斷想)
2018년 04월 24일 (화) 18:10:22 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무안신문] 요즘 들녘은 새순을 움튼 나무들이 여름을 품고 하루가 다르게 잎을 키우고 있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다. 하지만 올 4월의 날씨는 변덕쟁이로 우리나라 4계절의 모습을 모두 담아 보여 줄만큼 요란했다.

어떤 날은 20도가 훌쩍 넘는 초여름 날씨였고, 지난 7일에는 눈이 내려 겨울로 둔갑했다. 올봄 가뭄을 예고한 기상청과는 달리 비도 잦아 오히려 밭작물 피해를 우려해야 했다. 설상가상 하루건너 나타나는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초속 21.5m/s)도 불었다.

때문에 올해 피어난 봄꽃들은 따사한 봄 햇볕조차 호사를 누려보지 못한 채 일찍 피고 일찍 꽃잎이 졌다. 목련이 그렇고, 개나리도 그랬으며 산에 핀 진달래도 일찍 진듯 했다. 특히, 벚꽃은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일찍 피었다가 마지막 꽃망울이 터지기도 전 비바람에 씻겨 벚꽃 구경 나들이도 허용해 주지 않고 마감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은 왔는데 봄 같지가 않다. 지구 온난화 탓이라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봄꽃들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순서대로 피었다. 그런데 지금은 함께 피고 함께 사라지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불청객으로 화창한 봄날 만끽도 쉽지 않는 요즘이다.

따라서 우리지역에도 꽃 군락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상당수 지자체들은 꽃축제로 상춘객을 유혹한다. 하지만 무안의 봄은 자연이 피어내는 꽃과 가로수 벚꽃 그리고 가정집 정원에 핀 꽃이 전부로 일시에 피고 지는 경향이 짙어 봄꽃 향유가 길지 않다.

꽃은 홀로 보다는 군락을 이루어야 아름다움이 커진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군락지를 인위적으로 조성해 축제로 연결,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있다.

우리 무안은 농어촌지역으로 도시 사람들보다는 일찍 계절을 느끼는 특권이 주어져 있다. 한발 빨리 계절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이 남쪽 바람이 전해주는 봄보다 일찍 계절을 맞는다. 주변의 자연경관도 잠시 눈을 돌려 교감을 통해 보면 금방 계절을 먼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산과 바다를 늘 옆에 두고 사는 호강을 모른 채 사는 경우가 많다. 도시인에게는 휴식처고 힐링 장소인 산과 바다는 그들이 일깨워 줄때만 좋은 곳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마치 청춘은 청춘인줄 모르고 보내고 청춘을 그리워하며 청춘의 그림자로 살아감을 실감할 때 나이 들었음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몇 년 전부터는 계절이 변할 때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이 계절을 볼수 있을까 싶어 자연의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어디를 배경으로 찍든 자연은 그림이 된다. 비바람에 떨어진 여름의 낙엽은 상처가 많다. 가을에는 황혼도 더 붉어 보이고, 낙엽이 꽃보다 아름답게 느끼는 것도 나이가 들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단풍놀이는 나이든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모양이다.

최근 집 정원 잡초를 뽑다가 문득 기왕지사 생명을 키울 거면 들녘에 터를 잡지 싶었다. 사람들은 인위적 조성을 좋아하고, 자신이 원하는 않는 인위적 조직 밖에 대해서는 제거하는 습성이 크다. 곧 앞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감안하면 아직 젊다. 하지만 매년 달라지는 계절에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날씨에 민감해 졌다는 것이다. 겨울 추위는 예년보다 춥고, 조금만 기온이 올라도 예년보다 덥게 느껴진다. 당연히 지난 겨울이 가장 추웠고, 4월 반짝 더위에는 덥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봄 타령도 4년전인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꽃봉오리를 피지 못한 채 희생된 단원고 학생 270여명을 생각하면 사치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들에게 우리가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이 요즘, 우리사회는 그들만 깨끗하다고 부르짖는 후보들 6·13지방선거에 갇혀 있다.

그들은 너만 안그러면 된다는 비방과 사과를 하라면서 사과받고 나면 목소리는 더 커진다. ‘내로남불’이다. 같은 점은 서로의 취약점이 같기 때문이다.

잊어진 것들은 변하지 않고 기억속에 녹아 있을 뿐이다. 그리움은 함께 있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함에서 더 커진다. 세월호 참사의 그날과 국민들의 분노, 그리고 자식처럼 농사를 지어 양파를 갈아엎는 농민들의 모습이 선한데 지방선거에 나서 나만 깨끗하다고 외치는 후보들이 크로즈업 돼 마음만 싱숭생숭 해진다. 세월은 약아빠진 사람 편만 들며 무심하게 오늘도 봄날을 싣고 유유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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