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확산되는 양파…주산지 무안 위기
무안 등 전남 재배면적 주는데 전북·충남·경기 급속 증가

땅병·노균병 등 연작피해 극심…생산비 증가 상품성 하락
온난화 영향…2년에 한 번꼴로 양파 잎마름병 발생 ‘복병’

[무안신문] 양파 전국최대 주산단지 무안이 고령화와 온난화, 연작에 의한 각종 병해충 창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파 재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반면 무안군은 감소하는 추세여서 주산단지 명성이 위협받고 있다.
무안을 포함해 전남과 경북, 제주 양파 재배면적이 줄어든 반면 경남과 전북, 충남의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북과 충남은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 가파르게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무안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양파 비중도 10년 전 20%를 넘었다가 최근에 15%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무안 양파재배 역사가 30~40년에 이르면서 각종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해 땅심이 죽고 병은 갈수록 내성을 더해 진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흑색썩음균핵병(땅병), 노균병(일명 쭈꾸미병, 닭발병) 등이 창궐함으로써 생산비는 증가하고 상품성은 떨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또 앞으로 무안 양파농사에 가장 큰 복병은 온난화에 따른 잎마름병으로 이를 해결할 비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편집자 주)

◆ 양파재배 전국화 “주산단지 명성 걱정”

전국 양파최대 주산단지 무안이 고령화와 온난화, 연작에 의한 각종 병해충 창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양파 재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반면 무안군은 감소하는 추세여서 갈수록 주산단지의 명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안군에 따르면 무안양파는 지난 2007년 3,874ha를 재배했고 이후 2010년 4,074ha까지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 3,355ha, 2016년 3,245ha, 올해는 2,860ha로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2년 전부터 주산단지 시군별 통계조사를 발표하지 않음에 따라 무안군이 전국 대비 재배면적을 차지하는 비율을 집계하긴 어려워 졌다. 다만 무안군이 집계한 재배면적과 통계청이 집계한 전국 재배면적을 단순 비교해 무안군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한 결과 10년 사이 20%가 넘던 재배면적 비율이 1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전국 재배면적 1만7,751ha 중 21.8%인 3,874ha를 무안에서 재배한 반면 2017년인 올해는 1만9,538ha 중 2,860ha를 재배함으로써 14.6%를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전국 최고 주산지이지만 그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이는 무안군 재배면적 감소에서 원인도 있지만 양파 재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크다.

2007년 전국 양파재배면적은 1만7,751ha였다. 10년 후인 올해는 1만9,538ha로 1,787ha(10.1%) 증가했다.

전남과 경북, 제주가 줄어든 반면 경남과 전북, 충남의 재배면적 증가가 눈에 띈다.

2007년 9,731ha를 재배했던 전남은 올해 9,230ha로 재배면적이 501ha 감소했다. 경북도 2,460ha에서 2,087ha로 373ha가 줄어들었고 조생종을 많이 재배하는 제주도는 1,319ha에서 1,116ha로 203ha 줄었다.

반면 경상남도는 1천ha 이상 늘어나 면적상으로는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경남은 2,913ha에서 3,938ha로 1,025ha 증가했다.

특히, 증가율로 보면 경기도와 충청남도, 전라북도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51ha를 재배하던 경기도는 10년 만에 280ha로 5.5배나 재배면적이 늘었다. 추위 때문에 재배에 어려움이 많지만 파주, 포천 등 서울 근교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해 고소득을 올리는 방향으로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선 양파 겨울나기를 위해 비닐이나 부직포를 덮어주는 등 보다 세심한 영농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 할 지역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양파 확산이다.

2007년 708ha를 재배했던 전북은 올해 1,632ha로 924ha나 면적이 늘었다. 전남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사이 전북은 오히려 2.3배나 증가한 것이다.

충청남도 면적 증가세도 가파르다. 312ha에서 785ha로 473ha나 늘어났다. 2.5배 증가율이다. 서해안을 끼고 있는 전북과 충남이 새로운 양파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병 못 잡으면 무안양파 미래 없어

이처럼 양파 재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무안지역은 재배면적 감소와 함께 연작피해 등 각종 병충해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연작과 이상기후에 의한 병 발생이 심해져 농민들의 수고는 물론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무안양파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무안지역은 양파 역사가 80여년이 넘을 만큼 오랜 시간 재배되어 오면서 각종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해 땅심이 죽고 병은 갈수록 내성을 더해 진화하고 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양파·마늘 재배농가는 흑색썩음균핵병(땅병)이 가장 무서운 적이었지만 10여년 전부터 새로 출연한 노균병(일명 쭈꾸미병, 닭발병)에 시달리고 있다.

노균병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일단 연작에 의해 한번 발생한 노균병 포자가 다음해까지 살아남아 매년 피해를 주고 또 확산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 같은 병해는 수확량 감소는 물론 잦은 약재시비로 생산비를 상승시키고 땅을 더욱 황폐하시킨다. 특히 저장성 약화로 무안양파의 경쟁력에도 막대한 타격을 줘 해결책 마련을 위한 철저한 연구와 지도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목포출장소 관계자는 “노균병은 습기를 따라 4시간이면 기공을 통해 양파 잎 속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비온 뒤에 방제하는 것과 성장기에 방제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면서 “가장 먼저 모종을 키우는 묘상을 방제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땅에 병균이 잠복하고 있기 때문에 정식한 후 곧바로 안개가 끼는 날 2∼3차례 일반살균제로 방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온난화와 추위 등 변덕스러운 날씨로 추대와 쌍구현상도 기승을 부려 농민들이 2중고를 겪고 있다.

추대와 쌍구는 웃자란 양파가 겨울 강추위에 저온감응하면서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생장점이 변화돼 일어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땅에 비료기가 없을 경우 더욱 심해진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 배성태 양파마늘담당은 “추대, 쌍구 발생을 줄이기 위해선 묘상에서의 육묘기간을 55일에서 50일정도로 줄이고 정식시기도 늦춰 동면 전 웃자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비료성분이 부족하면 후손을 퍼트리는 생식생장으로 변환해 추대, 쌍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웃거름을 주는 시기를 작물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2월10일∼15일)보다 앞선 1월말이나 2월 초에 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온난화 영향…2년에 한 번꼴 양파 잎마름병 발생

5~6년 전부터 새롭게 등장한 양파 잎마름병은 앞으로 양파농사에서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여겨지고 있다.

양파 잎마름병이 처음 큰 피해를 남긴 건 지난 2012년 봄이다. 파릇파릇 잘 자라던 양파가 하루아침에 잎이 시들어 버리고 생장을 멈춘 채 제초제라도 뿌려 놓은 듯 양파 잎이 타들어가 버렸다.(사진 아래) 당시 무안지역 재배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1,094ha에서 잎마름병과 노균병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농민들은 원인도 모른 채 큰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이후 농촌진흥청 등에서 조사에 나선결과 봄철 고온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파속작물인 양파는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에 약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양파는 25℃ 이상으로 기온이 오를 경우 생육이 저하되거나 멈춰버린다. 특히, 조기에 도복되어 구가 비대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짧아지면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저장성도 떨어진다.

무안지역에선 양파가 한창 성장해야할 4월 중하순에 낮 최고기온이 25℃를 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문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무안 등 남부지역 양파농사에 치명적인 타격이 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안지역에선 2012년 고온현상에 따른 첫 피해가 발생한데 이어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도 잎마름병 피해가 발생했다.

무안은 해양성 기후로 겨울 기온이 온화해 양파 재배에 적지였지만 지금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잎마름병이 무안 양파산업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농가소득 감소는 물론 저장성이 떨어져 무안양파 명성을 추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현상은 지구온난화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특단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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