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극복한 전남 산란계 농장 살충제로 ‘휘청’
산란계 12농가 중 운남 1농가서 비펜트린 2.3배 초과 검출

전남…화순(3곳)·나주(2곳)·함평(1곳)·무안(1곳) 등 7곳…계란 수거·폐기
검출농장 번호 ‘13정화’·‘13우리’·‘13대산’·‘13둥지’·‘13드림’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살충제 계란’ 파문이 국내서도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무안지역도 살충제(닭 진드기 박멸용)계란 파문을 피해가지 못했다. 산란계 사육 12개 농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운남 1농가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2.3배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 지난 17일 오전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된 운남면 D영농에서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239곳(친환경 농가 683개·일반농가 193개)의 산란계 농장에 대한 살충제 전수조사를 마무리 한 결과 살충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부적합 농장이 49개소(친환경농가 31곳)로 이곳 농장 계란은 전량 회수·폐기됐다. 전남지역은 전수조사 대상 97농가 중 기준치를 초과한 살충제 산란계 농장이 7곳이다. 특히, 7곳 중 4곳은 친환경 축산물 미 인증 농가지만 3곳(나주 2, 함평 1)은 친환경인증 농가다 보니 소비자들이 믿고 사 먹었던 친환경 인증제품에 충격은 더 커지고 있다.

전남도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7개 부적합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 141만개를 지난 22일까지 모두 회수, 폐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에게 판매돼 섭취되거나 가정 등에서 보관 중인 물량은 130만개에 달할 것으로 전남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전남도의 양계농가의 타격이 어디까지 미칠지 이다. 지난해 11월 16일 AI가 발생한 이후 5개 월 동안 전국적으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 3787만 마리 가운데 67% 가량이 산란계로 피해가 가장 컸다. 하지만 전남의 경우는 이 기간 산란계 농장 단 2곳만 AI가 발생해 타 시·도에 비해 비교적 안전지대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계란 공급량이 부족했지만 전남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도내 산란계 농장들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넘어서지 못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번 전남지역 7곳 살충제 계란 추가 검출된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 기준치( 0.01ppm)보다 적게는 2.3배에서 최고 27.2배(0.272ppm)가 높게 검출됐다. 농장 계란 식별부호는 △‘13SCK’(나주 다시면·피프로닐) △‘13나선준영’(함평 엄다면·피프로닐) △‘13우리’(화순 동면·비펜트린 27.2배) △‘13대산’(화순 동면·비펜트린 2.4배) △‘13둥지’(화순 동면·비펜트린 4.1배) △‘13드림’(무안 운남면·비펜트린 2.3배) 이다. 앞의 13은 지역부호로 ‘전남’을, 뒤 부호는 ‘생산자’ 표시다. 일반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을 허용기준치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친환경 농장에서는 유기합성농약을 써서는 안 된다.

전남도는 지난 17일과 18일 도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현재 보관 중인 계란 중 ‘13 표기 계란은 구매처에 반품하고 시·군에 신고바란다’고 당부하고, 부적합 7개 농가에 대해서는 지난 21부터 매일 잔류농약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제수용품 준비로 계란 소비가 급증하는 추석명절 전인 9월 까지 전체 가금사육농가 정밀검사를 추가 실시 등 계란 잔류농약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남에서는 모두 97농가(친환경 인증 78농가, 미인증 19농가)에서 484만9천 마리 산란계를 사육, 1일 계란 생산량은 280만 개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무안은 12농가에서 69만4,8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인증농가는 8곳(61만1천마리), 미인증 4농가(8만3,800마리)이다.

한편, 정부는 친환경 인증제도 등 살충제 계란 파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보완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살충제 계란’ 사태가 불거지자 정부가 3일 만에 전수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하고, 일정에 맞춰 전수조사를 끝마치기 위해 원칙대로 무작위 샘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농장에서 미리 골라 준비해둔 계란을 검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 논란도 끊이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배윤환 전라남도 축산과장은 “계란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 강화와 함께 동물복지형 축산 확대, 산란계농가 교육 강화 등 계란 안전성 관리 대책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계란은 신선하고 안전한 영양식품으로서 평상시처럼 섭취하고, 전남에서 유통되는 닭고기는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 안전하므로 먹어도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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